못 말리는 '마라톤 맨' 박원주·한명로씨

입력 2003-09-20 12:40:04

"삼성현 (三聖賢)의 고장에서 열리는 2003 경산마라톤대회에 달리기를 좋아하는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영남대 박원주(49.전자정보공학부) 교수와 경주세무서 한명로(52)서장은 지난 2여년 동안 경산마라톤대회를 위해 매일 일과 후 바늘과 실처럼 붙어 다녔다.

21일 오전 10시부터 영남대에서 열리는 2003경산마라톤대회를 주최하는 대구경북마라톤클럽연합회 회장과 기획총괄위원장을 각각 맡은 박교수와 한서장. 그들은 퇴근 후 경산시 중방동의 경산마라톤대회 사무국에 모인다. 밤늦게까지 대회준비 상황을 일일이 체크하고 차질없는 대회를 열기 위해서이다.

뉴욕.하와이 마라톤 대회는 물론 국내 대회 등 풀코스 완주만도 32회나 한 마라톤 경력 6년의 한 서장과 박교수는 지난해 봄 만났다. 작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경산세무서장으로 근무한 한서장이 부임하면서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아 달리게 하는 '전도'를 하는 과정에서 마라톤과는 전혀 인연이 없었던 박교수를 만난 것이다.

이제는 마라톤이라면 누구못지 않게 '미쳤다'고 할 정도인 박교수와 한서장은 경산에서 마라톤대회를 열어 보자고 작년 6월 의기투합 했다. 지역을 알리고 경제활성화에도 보탬이되는 명품 마라톤대회를 만들어 보겠다는 취지로.

5개월여 준비 끝에 작년 11월 제1회 경산마라톤대회를 열어 4천200여명이 참가하는 성공적인 대회를 치룬 주인공들이다. 한서장은 영천,박교수는 마산이 고향이지만 단지 달리는 것이 좋고 지역을 위해 이 대회를 기획했던 것이다.

'달려서 설총까지'라는 대회 주제로 열리는 이 대회는 42.195km 풀코스(1천451명 신청)와 하프(2천846명 신청), 10km(2천716명 신청) 등 3종목에서 7천13명의 달림이들이 참가해 각축을 벌인다. 하루 전날 오후6시부터는 전야제로 5km 건강달리기(한장군 달리기)도 열려 지역민들의 화합과 단결에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풀 코스는 영남대-자인-용성-반룡사 입구에서 반환해 돌아오는 코스. 지난 6월 대한육상경기연맹으로부터 전국에서 11번째로 로드레이스 코스로 공인을 받았다.이 대회 코스는 전문가들로부터 주변에 많은 연못과 들판 등 아름다운 환경이 어우러져 달리기에 아주 아주 쾌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번째 열리는 이 마라톤대회를 내실있게 하기 위해 박교수는 지난 4월 셋째주 월요일 열린 제107회 보스턴마라톤 대회에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그는 "인구 120만명의 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의 역사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답게 시민 70여만명이 일직선인 풀 코스 주변으로 나와 열열이 응원을 하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대회 하루전 전야제에는 2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함께 자유달리기(freedom run)를 하면서 마라토너와 시민들이 함께 할 때 세계적인 명품 마라톤대회가 될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시민들의 동참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유일한 전야제 행사도 이 대회에서 벤처마킹한 것이다.

한서장은 "많은 마라톤대회가 너무 상업성을 뛰어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경산마라톤대회는 순수 아마추어 회원들과 28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대회를 운영하는 대회로 순수하고 알찬대회"라고 자랑했다.

이 대회에는 출발점 및 매 5km마다 응급의료팀(구급차)을 배치함은 물론 5km 구간 내 사각지대에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레이스페트롤도 운영키로 해 어느대회 보다 선수보호와 안전을 실천할 대회라고 자부한다.

또한 대회 1개월전에는 국내 대회에서는 드물게 참가자에 한해 코스를 직접 달려보는 훈련(LSD)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마라톤클럽 회원 초청 '삼성현 마라톤대회'를 여는 등 마라톤의 고장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이 대단하다.

"대회 구간에 교통통제 등 불편이 있더라도 지역 홍보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대회로 인식하고 협조를 당부하는 박교수와 한서장. 이들은 "달리는 사람들의 열정과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가 한데 어우러지면 경산마라콘 대회는 세계 어느대회 못지 않은 명품 마라톤대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사진=경산마라톤대회를 개최하는데 산파역을 한 대구경북마라톤클럽연합회 박원주 회장(사진 오른쪽)과 한명로 경주세무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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