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難에 海外연수…염치없는 公僕

입력 2003-09-20 11:03:30

지난해의 '루사'피해도 채 아물기전에 덮친 59년 '사라'호 이후의 최대 태풍 '매미'로 도시 농촌할것 없이 막대한 피해로 수해민들은 그야말로 망연자실하고 있다.

가뜩이나 위축된 경제에다 덮친 태풍피해는 그 자체로도 복구가 벅찬데다 우리경제의 앞날을 더욱 참담하게 하고 있다.

그래서 전국민들이 나서 한줌의 쌀이나마 보태고 각계각층의 자원봉사자들이 팔을 걷고 나섰고 심지어 미국 유럽.중국의 동포까지 고국 걱정을 하며 모은 성금을 보내고 있는 그야말로 국가재난에 처해 있다.

이런 판국에 국민들을 선도해야 할 지방 공무원 구.군 의회 의원들이 집단으로 외유성 해외연수를 갔다니 도대체 이들이 국가 공복 이전에 대한민국의 국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구시 중구의회 의원 9명과 사무처 공무원 3명 등 12명이 지난 16일 1천500만원의 예산으로 동남아 여행에 올랐고 의성군은 역시 공무원 20명이 지난 17일 약 4천만원의 예산으로 유럽 배낭연수를 떠났으며 의성군의회 의원 등 7명도 약 2천500만원의 예산으로 유럽연수를 떠났다고 한다.

이들은 한결같이 "이미 계획된 일정"이거나 "대구 지하철 참사로 연기됐던 것"이라고 해명을 하고 있다.

이들의 해외연수는 말이 연수지 실상은 관광목적이 다분하다는게 여행일정의 분석에서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의성군은 이번 태풍으로 200억원 의 피해를 낸 곳이다.

백번양보해서 내년에 떠나거나 급한 불 끄고 난 연말쯤으로 연기하면 큰일이라도 난단말인지 도저히 납득히 안간다.

과연 이들이 진정 구.군민들의 대표요 국가공복인지, 정말 믿기지 않는다.

이게 선진국에서 일어난 사안이면 아마 이들은 여론의 뭇매에 주민대표 자격도, 공무원 신분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짐작된다.

만약 그 여행 경비를 수해성금으로 내고 수해지의 봉사활동으로 대체했다면 이들은 '작은 영웅'이 됐을 것이다.

'작은 이익'에 취해 이들은 '영웅'은 커녕 수해민들을 배신한 '공복'이란 비난의 대상이 된것이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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