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투자주의보'...3천만~8천만원 거품

입력 2003-09-20 10:38:07

대구 아파트 분양권 시장에 '투자 주의보'가 내려졌다.

분양권에 대한 가격거품이 크게 일어 자칫하다가는 분양권을 매입한 사람이 막차로 불리는 '상투'를 잡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시세에 비해 턱없이 높게 책정된 분양가격에 다시 프리미엄까지 수천만원씩 붙일 경우 막상 매입할 수요자가 없다는 것이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유림노르웨이숲'이 당첨자 발표 직후 평형대별로 분양권에 3천만~8천만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어 거래가 이뤄지는 등 '떴다방'들이 분양권가격 거품을 크게 일으키고 있어 실수요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19일 당첨자 발표가 있은 '유림노르웨이숲' 모델하우스 주변에는 서울서 원정 온 '떴다방'들이 대거 진을 치면서 분양권에 대해 34~44평형 3천만~4천만원, 48~67평 6천만~8천만원의 프리미엄을 얹어 무차별 매집에 나섰다.

'떴다방'들은 현장에서 바로 폰뱅킹으로 입금하는 방법으로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분양권을 매집하고 있는데 이같은 행각은 계약(24~26일)이 이뤄지기 전날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실수요나 투자자의 경우 지역의 아파트시세와 경제여건 등을 전혀 모른채 뭉칫돈을 투입해 투기를 하려는 서울지역 '떴다방'의 작전에 놀아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수성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분양권에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으나 막상 실수요자들이 계약 전까지 떴다방들이 사들여 다시 팔려고 하는 분양권을 매입하지 않을 경우 무더기 미계약 사태가 발생, 분양권 가격이 폭락하는 등으로 가격이 정상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실수요자들은 분양가격에 떴다방들이 제시하는 프리미엄을 얹어 가격을 산정해보고 시세보다 '너무' 비싸다싶으면 매입을 미루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편 이날 당첨자 발표 현장에는 대구지방국세청과 대구시청 합동 부동산투기단속반원 20여명이 나와 분양권거래현장을 촬영하는 등 집중 단속활동을 폈다.

현장 단속에 이어 대구지방국세청은 분양권 전매자와 매입자에 대한 자금출처조사와 실거래가격에 의한 양도세부과 등 강경책을 쓰는 가하면 대구에서 최고 분양가격에 분양된 가운데 이상 프리미엄까지 형성된 '유림노르웨이숲' 계약자에 대해 세무조사도 병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파트 신규분양 현장마다 '떴다방'들이 대거 몰려 아파트투기행위를 조장하는데도 부동산업소 간판을 내놓지 않는 등 법적 단속근거가 없어 성과를 전혀 거두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개선책을 포함한 투기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마련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황재성기자 jsgold@imaeil.com

사진:19일 당첨자를 발표한 '유림노르웨이숲' 모델하우스 주변에서 분양권 집중매집에 나선 서울지역 '떴다방'들에 대해 국세청과 대구시청의 합동투기단속반이 단속활동을 펴고 있다. 김태형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