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지역에 전염병 확산

입력 2003-09-20 10:50:14

태풍 피해지역에 눈병과 각종 수인성 전염병, 피부병 등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영양지역의 경우 수해 주민 중 상당수가 피부병과 눈병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석보면, 임암면 등지에선 최근 사나흘새 발목.팔 등에 붉은 반점이 생기면서 가렵고 눈이 충혈된 주민들이 보건소와 병원 약국 등에 하루 평균 60여명씩 방문하고 있다.

지난 18일 입암면에서 무료 진료봉사를 펼친 경북대병원 의료진은 주민 300여명 중 50여명에게서 피부 가려움증과 눈병 증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도 18일부터 20여명의 의료진을 석보면에 투입해 무료진료를 펴고 있는데 특히 피부병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경북대병원 피부과 박지영 의사는 "농민들이 논밭에 들어가 복구작업을 하면서 오염된 물에 피부가 장시간 노출된데다 작업 후 제대로 씻지못해 발생한 접촉성 피부염과 습진"이라고 말했다.

경북 도내 곳곳에서 맹위를 떨치는 눈병도 태풍 피해지역에서 급속히 번지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유행성 각결막염 학생 감염자는 대구 3천600여명, 경북 8천400여명 등 1만2천여명으로 집계됐으나 성인들이 주로 걸리는 급성출혈성 결막염 환자를 포함할 경우 2만명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지역 눈병 환자는 안동이 1천400여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산 950여명, 경주 850여명이었다.

가을철에 유행하는 급성 열성전염병 발생도 우려된다. 유행성출혈열, 쯔쯔가무시증, 렙토스피라증 등 급성 열성전염병은 쥐나 가축의 배설물로 전염되는 질병으로 심할 경우 목숨을 잃게 된다. 유행성출혈열의 경우 농촌 주민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하지만, 쯔쯔가무시는 예방접종약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고, 렙토스피라는 지난 96년 이후 예방접종이 폐지됐다.

상주시는 농가를 대상으로 피해복구 작업시 장화.장갑을 반드시 착용하고, 작업후 개인위생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예방홍보에 나섰다.

영양군보건소 조주현 소장은 "피부과 및 안과를 중심으로 외부 의료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며 "상비약을 자체적으로 확보해 주민들에게 공급하고 수인성전염병 발생에 대비한 방역소독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장영화.엄재진기자 (사진설명) 경북대병원은 영양군 입암면 사무소에서 수해지역 주민들을 위한 무료진료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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