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아버지들은 매일 아침 출근하는데…. 저는 늘 병원과 집에만 있다보니 아이들 얼굴을 볼 낯이 없습니다".
간이식을 받고 투병중인 이종욱(43.지산2동)씨는 하릴없이 한숨만 내쉬었다.
단란한 가정을 꾸리던 이씨는 지난 2000년 8월 간암 선고를 받았다.
그가 돌이 지났을 무렵 간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의 병력이 유전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심만 있을 뿐 청천벽력과도 같은 비보였다.
2001년 1월 아내 배녀순(39)씨의 간세포를 이식 받았지만, 경과가 좋지 않아 6개월 후 처남의 간세포를 다시 이식 받아야만 했다.
이씨를 좌절케 한 것은 병마뿐이 아니었다.
"돈 없어서 죽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닙디다". 동네 가내수공업 공장에서 가방 수선일을 도우며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던 이씨에게 막대한 수술비용은 감당키 어려운 일. 성당의 도움으로 겨우 수술비는 마련할 수 있었지만, 이씨의 건강은 생계를 허락하지 않았다.
아내 배씨가 가방 미싱일을 하며 버는 수십만원의 수입으로 반찬거리를 마련하는 정도였지만, 이마저도 일거리가 들쭉날쭉한 형편. 그러다가 최근에는 이씨의 병 수발을 드느라 아예 부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1종 국민기초생활수급가정인 이씨네의 월 수입은 현재 정부보조금 49만8천원이 전부. 수입이 없다보니 매월 10만원 가량의 약값.통원치료비는 고사하고 서울에 있는 병원까지 가는 교통비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영구임대아파트를 얻지 못해 30만원의 월세를 꼬박꼬박 내야하는 형편.
결국 저축했던 돈 2천여만원을 병원비로 충당한 것도 모자라, 보험사로부터 1천100만원을 대출 받아 생활비로 충당하고 있다고 했다.
가족들에 대한 마음의 빚만큼이나 이 빚들이 무겁다는 이씨. 그는 15평짜리 영구임대아파트를 얻어 월세걱정 없이 가족들이 사는 것이 자신의 건강보다 더 바라는 소원이라고 했다.
4년간의 투병생활 동안 이씨의 건강도 생계만큼이나 피폐해져만 갔다.
배에 찬 복수로 장기가 짓눌려 이씨의 위는 기능이 매우 떨어진 상태라고 했다.
발병전 170㎝, 72㎏이던 몸이 48㎏으로 바싹 말라버린 상태.
이씨는 "내 병 때문에 두 아들(15, 12세)을 학원 한 번 보내지 못한 것이 가장 가슴이 아프다"며 "후유증을 떨치고 건강을 되찾아 아버지 구실을 해보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마음에 담은 소망을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도움주실 곳 053)781-5156 지산종합사회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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