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빠진 자리 '악취와의 전쟁'

입력 2003-09-16 14:08:11

대구시내 일부 분뇨처리 시설이 물에 잠겨 넘쳐난 분뇨를 처리하지 못하는가 하면 복구인력 및 장비 부족으로 쓰레기마저 제대로 치워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수재민들은 고달픈 복구 작업에다 악취와 씨름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대구 북구 서변.대현2동과 서구, 달성군 일부지역은 금호강과 신천의 범람으로 분뇨제거 작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북구 서변동 고촌마을 한 수재민은 "재래식 화장실에서 넘쳐난 인분이 떠돌아다니면서 구더기가 생기고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며 "집 화장실안에 있는 분뇨를 모두 퍼내야하지만 행정기관의 인분처리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태풍을 동반한 집중호우로 물에 잠겨 가동이 중단된 서구위생처리장을 비롯해 시내 일부 분뇨처리장이 수해를 입는 바람에 상당수 지역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또 북구 노곡.조야동 등 금호강에 인접한 지역마다 가재도구의 절반 이상이 '쓰레기'로 변한데다 강과 소하천마다 부유물이 넘쳐나지만 복구인력은 태부족, 행정기관의 쓰레기 처리능력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구청 한 관계자는 "수재민들에게 쓰레기를 치우라고 할 수 없어 행정기관이 인력을 동원, 모두 치워줘야하지만 단기간에 이를 모두 소화하기엔 인력과 차량이 역부족"이라며 "금호강, 신천 등의 부유물 제거작업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구환경시설공단 관계자는 "대구시내에서 가장 많은 하루 1천200t을 처리하는 서구위생처리장이 침수피해로 가동을 중단, 분뇨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하루 650t인 달서천위생처리장의 처리량을 한계용량 이상으로 올렸지만 서구위생처리장의 가동은 18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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