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경기침체로 가계가 압박을 받자 보험을 깨 생활자금으로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보험해약이 급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3개 생명보험사들의 2002회계연도(2002년4월~2003년3월) 보험해약률은 14.8%로 전년도(13.9%)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보험 해약률은 보험상품 해약금액을 총계약 금액으로 나눈 것으로 지난 1998년(29.4%) 이후 감소하다 지난 해 4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또 2003 회계연도가 시작된 올 4~5월의 월 평균 해약건수는 84만3천940건으로 작년 월평균 해약건수(75만3천998건)보다 11.9% 늘어났다.
그러나 보험의 경우 중도해약하면 손해를 보는 상품이 많기 때문에 해약을 하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
금융전문가들은 가계살림이 어려워 급전히 필요하다면 보험사의 약관대출을 활용하고, 보험료를 계속 내기가 어려운 형편이라면 보험사에서 운영 중인 보험료 감액완납 제도나 보험료 자동대출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하고 있다.
◇약관대출 큰 인기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3개 생보사 중 20개 생보사의 6월 말 기준 약관대출잔액은 15조931억원으로 작년 6월 말 11조8천470억원에 비해 3조2천461억원(27.4%) 늘어났다.
약관대출이 증가한 이유는 금융회사들이 신용대출을 자제한데다, 20%를 넘는 카드 현금서비스 수수료 등으로 급전을 조달하기 여의치 않은 고객들이 약관대출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생보협회는 분석했다.
약관대출은 고객이 기존에 납부한 보험료를 담보로 하기 때문에 별도의 담보를 잡히거나 보증인을 세울 필요가 없다.
대출시점에서 산출한 해약환급금의 80~95%를 자유롭게 대출받을 수 있다.
금리는 연 6.5~11.5%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보다 저렴하다는 것. 여기에 전화 한 통화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등 대출절차가 간편한 것도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다.
생보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가입한 보험의 예정이율에 통상 1~3%의 마진을 붙여 대출함에 따라 손해보는 장사가 아닌 셈이다.
보험업계는 "약관대출을 통해 보험가입자는 무보증.저리로 급전을 신속하게 구할 수 있고, 생보사는 리스크없이 이윤을 얻을 수 있어 앞으로 약관대출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료 감액완납 제도
현재 시점까지 낸 보험료만으로 만기까지 냈다고 가정해서 보장해주는 제도다.
즉 당초 가입한 계약의 보험기간과 보험금의 지급조건은 바꾸지 않고 보장금액만 낮춤으로써 보험료 납입의무를 면제해주는 것. 해약을 하면 사고를 당해도 아무 보장을 받지 못하는 반면 이 제도를 활용하면 사고에 따른 보장을 만기 때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감액완납을 희망하는 고객은 계약내용 변경신청서와 보험증권, 계약자 인감증명서와 인감도장을 갖고 보험사를 방문해 재계약하면 된다.
다만 보험료를 3년 이상(월납기준으로는 36회 이상) 납입한 계약에 적용하며, 보험사고로 이미 보험금을 지급한 계약은 해당되지 않는다.
◇보험료 자동대출 납입제도
보험료 납입 최고기간(납입기일이 속하는 달의 다음 달 말일) 안에 보험료를 납입할 수 없을 경우 지금까지 자신이 낸 보험료를 담보로 약관대출을 받아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방식으로 보험계약을 유지시켜주는 제도다.
이 제도를 이용하려면 보험료 납입 최고기간 만료 전일까지 계약자가 보험료의 자동대출을 서면으로 신청해야 하며 이 경우 신청기간 매월 보험료만큼 약관대출돼 보험료가 자동 납입된다.
다만, 약관대출금과 약관대출이자를 합한 금액이 해약환급금을 초과할 때에는 더 이상 자동대출납입은 이뤄지지 않는다.
자동대출납입은 최대 1년까지 가능하며, 그 이후에도 이용하고자 할 경우엔 서면으로 재신청하면 된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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