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루사 때도 식당이 잠겨 1억5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는데 올해도 지하실이 잠기고 손님이 고립돼 이틀 동안 갇히는 등 말로 다 못할 피해를 입었습니다.
언제까지 이런 피해를 참고 견뎌야 합니까". 김천 구성면에서 식당을 하는 이수원(59)씨는 땜질식 하천 제방공사를 원망했다.
구성면 미평3리 하종삼(68) 이장은 "제방을 높여달라는 요구도 묵살하고, 마을 하류쪽 공사구간에 토사와 돌을 방치하는 바람에 하천이 절반 가량 막혀 결국 마을로 물이 넘쳤다"고 주장했다.
마을앞 제방이 무너진 남면 초곡리 주민들은 "마을 앞 율곡천의 상류쪽 너비는 75m 정도지만 마을 앞에선 30m 이하로 줄어들기 때문에 수차례 강너비를 넓혀줄 것을 요구했었다"며 주민 요구를 무시한 당국을 원망했다.
5년새 네번이나 유실된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 국도 35호선은 복구를 한 것인지 아스콘 땜질을 한 것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다.
비가 조금만 많이 내리면 어김없이 떠내려가는 이 도로는 안동과 영천을 잇는 주요 산업도로. 주민들은 연중행사처럼 끊어지는 도로를 보며 "해도 너무 한다"며 분통을 터트린다.
태풍과 집중호우 때마다 도로 유실로 교통이 두절되고 농경지 침수피해가 잇따른다.
특히 이들 지역은 주민들이 피해를 우려해 제대로 된 복구를 수차례 강조했던 곳이다.
'피해 취약지'로 분류해 놓고도 매년 판박이처럼 재발하는 자연재해를 피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주민과 공무원들은 원인을 뻔히 알면서도 복구공사는 매번 그 방식 그대로 재탕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패인 길에 흙 채우고, 무너진 하천 제방에 시멘트 바르고, 떠내려간 도로에 아스콘 포장하면 끝이다.
수백억원이 매년 물에 떠내려간다.
안동시 길안면 국도 35호선의 경우 하천 만수위를 감안해 도로를 좀더 위로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자리에 구조물을 설치하고 성토후 포장을 하면 재난을 피할 수 있다는 것. 사고 구간이 짧아 공사비 부담도 크지 않다고 관계 공무원들이 지적하지만 매년 같은 방법으로 복구되고 있다.
청송의 경우 작년에 이어 올해도 피해를 입은 곳이 100여군데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수해복구사업 대부분이 부실시공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민들은 작년 피해시설 공사기간이 5~7개월로 너무 짧아 부실 공사의 우려가 높았다고 주장했다.
복구공사 입찰에도 많은 문제점을 낳았다.
관급공사를 수주한 일부 건설업자들은 영세업자에게 부금 25%선을 받고 불법 하도급해 부실시공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산간 오지에 대한 비상통신망 설치도 말만 되풀이될 뿐이다.
일가족 3명이 산사태로 매몰된 봉화군 소천면 회룡천리 솔안마을의 경우 사고현장에는 비상통신망이 없어 119구조대원은 물론, 경찰과 군청직원들이 이튿날 낮에 도착할 수밖에 없었다.
신고도 사고 발견 5시간이나 지나서 이뤄졌다.
특히 소방서 119구조대와 경찰이 인명 구조활동을 위해 휴대한 무선 통신장비도 3~4㎞만 떨어져도 통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성능이 떨어져 고성능 통신장비 확충이 급선무라는 것.
오지마을 업무를 맡고 있는 공무원 권대원(37)씨는 "재해지역에서 신속히 지원요청을 하거나 조기신고를 하기위한 비상 무선통신설비의 필요성을 이번 피해를 통해 절감했다"고 말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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