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각료회의 농산물관세 대폭인하 추진

입력 2003-09-14 08:58:19

제5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는 폐막을 하루 앞둔 13일 개도국 지위를 인

정받는 국가에 대해서도 농산물 관세인하를 대폭 감축토록 하는 각료선언문 초안을

마련했다.

이번 회의 핵심인 농산물 시장접근 조항에 있어 선언문 초안은 농산물 관세인하

방식과 관련해 개도국에 대해서도 일정 비율의 농산품과 특별품목(SP)만 제외하고는

급격한 관세인하가 이뤄지는 스위스 공식(높은 관세를 더 많이 감축해 일정수준 이

하로 감축하는 방식)을 적용하거나 5% 이하의 저관세를 적용토록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초안이 최종 채택될 경우 향후 협상에서 개도국 지위 유지가 어

려운 것으로 전망돼온 한국을 비롯한 주요 농산물 수입국 10개국(G-10)은 추후 개도

국 지위가 인정된다고 할지라도 일부 품목만 제외하고는 점진적인 관세인하 방식인

UR방식(평균, 최소 감축률)을 적용받을 여지가 아예 사라지게 됐다.

100%가 넘는 고관세가 넘는 농산품이 142개 품목이나 갖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향후 협상에서 UR 방식을 적용받을 수 있는 비율을 최대한 늘리고 쌀을 비롯한 우리

의 농업에 있어 매우 중요한 품목은 SP에 포함시켜야 하는 난제를 안게 됐으며, 우

리의 대부분 농산품의 관세 대폭 인하로 전면적인 농업시장 개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우리 대표단은 관세인하 상한선 조항과 이에 따른 저율관세의무수입량(TRQ)

조항을 삭제하려 했으나 실패함으로써 농산물에 대한 대규모 관세인하 방식을 적용

받을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우리의 추곡수매제에 영향을 주는 감축보조(AMS) 규정에 있어서도 초안이 특정

품목에 보조금 지급을 집중할 수 없도록 상한선을 설정함에 따라 우리의 농업보조금

형태가 쌀에만 9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날 나온 선언문 초안이 이대로 14일 폐막 회의에서 최종 선언문으로 채

택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현재의 구도로 볼 때 한국을 비롯한 G-10은 소수연합

이라 이를 전적으로 거부하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초안이 발표된 지 얼마안 돼 G-10의 일부인 스위스가 이번 초안을 수용하

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초안은 개발도상국의 특별한 이해가 걸린 농업 생산품들의 수출보조금을

철폐하는 동시에 다른 농산품들에 대한 수출 보조금도 점차적으로 폐지토록 했다.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의 발전을 위한 각국 입장차를 조율하기 위해 마련되는

이 선언문 초안은 이번 회의의 의장인 루이스 에르네스토 데르베스 멕시코 외무장관

에 의해 발표됐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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