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유례없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 매미가 경북지방을 강타하면서 그러잖아도 계속된 비와 병충해로 작황이 크게 부진하던 추수철 농촌들녘이 쑥대밭으로 변했다.
최고 267㎜의 강우량을 보인 경주시 서면지역의 경우 김억수(48)씨 사과밭 1천500여평 등 과수농가의 낙과가 최고 80%에 이르는 등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업 과수농 조희윤(68.경주시 서면 도리1리)씨도 사과밭 7천여평에 강풍이 몰아치면서 사과나무 3분의1 가량이 넘어지고 부러졌다며 땅바닥에 떨어진 사과를 주워 든채 넋을 놓았다.
8, 9월 계속된 비로 수확기의 과수농사가 치명적인 피해를 입어 올 한해 500억원 이상의 손실 발생이 우려되던 영천지역도 복숭아의 60~70%가 낙과돼 피해가 크게 늘어났으며, 황금배와 신고배 등의 작황도 태풍으로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신녕 황금배 수출영농조합법인 이종도(60)회장은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배의 생육상태가 크게 부진한데다 태풍으로 결정타를 입었다"며 "200t 이상이던 해외 수출량이 올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한숨을 지었다.
안동지역도 농작물과 시설 피해가 잇따라 안동시 풍천면과 풍산읍 일대 원예채소단지내 비닐하우스 600여동이 전파됐고 이 일대 논 70㏊가 침수됐으며, 길안.일직.녹전면 지역 사과 과수원 700㏊에 낙과피해가 발생했다.
청송지역도 초속 28.8m의 강풍으로 수확기를 앞둔 사과 과수원 320여㏊에 낙과피해가 예상되며 농경지 280여㏊가 침수됐다.
두번째 수확을 앞둔 고추도 강풍으로 뿌리째 뽑히는 등 300여㏊가 피해를 입었다.
131㎜의 비가 내린 의성지역도 농경지 1천㏊가 침수 또는 전복됐다.
180㎜의 비가 내린 포항지역도 결실기의 벼.채소 피해는 물론 과수 낙과 등 농작물 피해가 심했다.
벼의 경우 전체 재배면적 9천여㏊ 중 3분의 1가량이 넘어졌는가 하면, 사과.배 등 과실 낙과와 함께 부추.참외 등 비닐하우스도 수백동이 파손됐다.
상주지역은 낙동강을 낀 낙동면과 중동면에서 농경지 50여㏊가 침수되는 등 경북지역의 농작물 피해규모도 늘어날 전망이다.
사회2부 (사진설명)태풍'매미'의 영향으로 경북 고령읍 쾌빈3리 논의 벼들이 쓰러지자 자원봉사를 나온 주민들이 벼세우기 작업을 하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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