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파괴력 59년 '사라' 능가

입력 2003-09-13 11:12:50

제14호 태풍 '매미'는 많은 피해를 입히고 13일 새벽 동해로 빠져나갔다.

12일 저녁 8시쯤 경남 사천을 통해 한반도에 상륙한 '매미'는 경남 함안.밀양을 거쳐 13일 0시30분쯤 대구 남부를 통과했으며, 새벽 1시30분쯤 안동, 새벽 2시30분쯤 울진을 거쳐 동해로 완전히 이탈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매미는 크기를 '중형' 그대로 유지했지만 강도는 '중'으로 약화됐다.

13일 아침 8시 현재 태풍 매미는 울진 북동쪽 약 150km 해상에서 시속 40㎞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14일 아침 6시쯤엔 일본 삿포로 북북동쪽 약 180㎞ 해상까지 진출해 소멸할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매미'는 그러나 강우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바람은 거세 정전 등 폭풍 피해를 많이 낸 특성을 보였다.

대구 경우 12일 밤 9시30분쯤 관측 사상 최고인 초속 33.3m의 풍속을 기록했다.

그 이전 최고 기록은 1985년 7월17일 발생한 초속 30m였다.

지난 11일부터의 강우량은 대구 197㎜, 울진 182.5㎜, 포항 175.5㎜, 구미 165㎜ 등이었다.

골짜기 지역을 완전히 휩쓸어가면서 큰 피해를 냈던 종전 태풍 때는 강우량이 600여㎜에 달하기도 했다.

이번 태풍이 남부지역을 남에서 북동으로 관통함으로써 진로 동편에 있는 대구 등 경북 남부지역과 경남에 많은 비바람 피해를 입혔다.

태풍 '매미'는 사상 최악의 태풍으로 기록돼 있던 '사라'와 비견되고 있다.

추석을 하루 앞둔 1959년 9월16일 닥쳤던 사라의 중심 최대 초속은 40m, 중심기압은 905h㎩이었다.

사라는 부산 지방을 스쳐 지나가면서도 무려 849명 사망.실종이라는 막대한 피해를 입혔었다.

추석 하루 뒤 상륙한 태풍 매미는 중심기압 950h㎩, 중심최대풍속 41m에다 남부 지역을 관통하기까지 해 파괴력이 사라를 능가했다.

13일 오전까지도 경북 동해안 등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다소 많은 비가 내렸으나 대부분 지역은 맑은 날씨를 회복했다고 대구기상대는 전했다.

14일에도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 약간 끼는 맑은 날씨가 계속될 전망. 태풍은 이같이 늘 통과 직후엔 맑은 하늘을 내보여 피해자들의 속을 더 쓰리게 한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태풍 '매미'의 위력은 경주 무열왕릉 부근에 있던 소나무들이 넘어져 있다. (사진=이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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