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4대 대구가톨릭대 총장에 임명된 김수업(64.사진) 총장이 5일 교무위원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김 총장은 165cm가 채 되지않는 단아한 체구에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자신을 낮추는 부드러운 풍모지만 40년 가까이 교육일선에 몸담아온 교육자로서 선비의 꼿꼿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게 그를 대한 첫 인상이었다.
오는 24일 취임식을 앞둔 김 총장은 제2의 고향인 대구에 30년 만에 돌아와 대학총장으로서 새로운 길을 걷게 되기까지 삶과 학문, 신앙, 앞으로 대학 운영계획 등을 들려주었다.
그는 대구에서 사회에 첫 발을 디뎠다.
영남고.대건고 교사로 6년여를 보냈고, 부인을 만나 결혼하고 가톨릭에 입문해 영세(토마스 아퀴나스)를 받은 곳도 대구다.
대구가톨릭대 사상 두 번째로 사제가 아닌 평신도로서 총장직에 오른 김 총장은 "부족하기 그지 없는 사람인데 그래서 더욱 어깨가 무겁다"면서 "일을 맡긴 뜻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 그 뜻을 잘 모르겠다"고 털어놓았다.
다만 세상을 새로 열고 진리를 밝히는 것이 대학의 사명이라는 점과 가톨릭대학은 일반 대학과 달리 하느님의 뜻과 사랑으로 세상에 나아가는 또 다른 목적이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장 임명 소식을 듣고 "후학양성과 학문연구 등 자기 직무에 충실하면서 학생들에게 양질의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수와 달리 총장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는 김 총장은 "총장이 전체 공동체의 대표이기도 하지만 교수와 학생들을 뒷바라지하는 직원과도 같다"면서 "대학의 가장 바탕이 되는 자리에서 어떻게 학교를 운영해야 할지가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지방대들이 겪는 학생모집의 어려움과 교육의 질 저하 등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대해 그는 "전문교육은 물론 전인적 교육을 통해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 나갈 인재를 키우는 것이 대학의 책무"라며 "철저한 교육이 대학의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이런 성실한 모습이 지역사회에 비쳐질 때 학생은 우리 대학을 선택할 것입니다.
지역민들이 선호할 수 있는 '학교 이미지' 개선에 박차를 가할 생각입니다".
지역사회발전을 위한 대학의 역할에 대해 김 총장은 "대학은 이제 담장 안에 머물기보다 지역사회와 민족, 국가와 함께 발걸음을 해야 한다"며 "덕성.인성교육을 통한 적극적인 서비스로 지역민에게 신뢰를 얻고 '대구가톨릭대에 자식을 맡기면 걱정없다'는 학부모님들의 반응이 나올 수 있도록 교직원들이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총장은 지방대의 위기에 대해 "대구.경북 시도민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교육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서울중심의 왜곡된 시스템에서 벗어나 지방대를 살리고 지방분권.지역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역민들의 인식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점차 활발해지고 있는 지방분권과 지역혁신 움직임에 대해 그는 "지방분권과 지역혁신은 지역발전과 직결된다"며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의 모든 역량을 유기적으로 통합관리해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고 큰 욕심없이 진정한 발전을 위한 협력을 위해 대학과 대학, 대학과 기업, 나아가 지역사회와 대학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진주 경상대 재직시절 열성적으로 우리말.우리글 지키기와 문화운동에 뛰어 들었던 김 총장은 '쓸모가 있다고 하는 데에 몸을 내주어야 한다'는 좌우명을 소개하면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언제든 '욕심없는 땜쟁이'로 뛰어 대구가톨릭대 2만여 가족이 항상 사랑이 넘치고 기쁨 가운데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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