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철인부부'윤영석.문정희씨

입력 2003-09-08 13:48:09

"마흔을 넘은 나이에 어디서 그런 체력이 나옵니까?" "정말 대단하네요".

윤영석(44.대구 태전동) 문정희(43)씨 부부는 주위로부터 경탄의 소리를 듣느라 바쁘다.

부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심지어 믿기지 않는다는 기운까지 어린다.

지난달 31일 제주에서 열렸던 철인 3종 경기인 '제주 국제 아이언맨 대회'에서 윤씨 부부가 그 험난한 코스를 나란히 16시간9분만에 주파했기 때문.

철인3종은 수영 3.8㎞, 사이클 180.2㎞, 마라톤 42.195㎞를 17시간 안에 모두 이어 달려야 하는 경기. 전문 운동선수들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극한의 스포츠이다.

이런 경기에서 마흔을 넘긴 일반인 부부가 제한시간 안에 풀코스를 완주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 윤씨 자신도 "대구의 30대 부부가 이 대회에 참가해 완주한 적 있지만 40대 부부 완주는 대구에서 처음"이라고 스스로를 대견해했다.

물론 윤씨는 그 이전에도 평범한 운동 애호가는 아니었음이 확실해 보였다.

경산 진량공단에서 자동차 부품공장을 하는 그는 지난 3월 열렸던 '국제 울트라마라톤 대회' 때 25시간51분만에 200㎞를 주파해 한국 최고기록을 세웠을 정도였다.

"사업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그걸 풀려고 운동을 시작했다"는 윤씨는 "뭔가에든 도전해 보겠다는 생각이 여기까지 오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인의 경우는 달랐다.

남편을 따라 나서긴 했으나 이번 대회가 첫 참가였는데도 시간내 완주라는 놀라는 성적을 보인 것. "대회 전 완주는 생각도 말라던 주위 사람들이 지금은 존경스럽다고 난리"라고 했다.

3.8㎞ 수영을 끝내고 사이클을 타던 중 탈진 상태에 빠져 포기 유혹에도 빠졌었지만 함께 달리던 남편의 응원에 다시 힘을 냈다는 얘기.

윤씨 부부는 철인3종 도전을 통해 금실이 더 좋아진 것도 성과의 하나라고 했다.

대학생인 아들 둘이 부모를 더 존경하게 된 것 역시 매우 소중한 소득이라고 했다.

부부는 "두 아들과 함께 철인3종에 도전해 가족 완주를 이뤄내 보이겠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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