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투수 이상열에게 약했었는데 홈런을 쳐 포스트 시즌을 대비한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5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2003 프로야구 현대와의 경기에서 세계 최단기기록 타이인 시즌 108경기 50호 홈런을 날린 이승엽(삼성)은 기록보다는 포스트 시즌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대로부터 홈런을 친 것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이상열과의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이전까지 9타수 1안타에 그친 것이 마음에 걸렸던 이승엽은 자신이 8회 타석에 들어섰을 때 상대 투수가 이상열로 바뀔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이날 안타를 치지 못하면 다음날까지 영향을 미칠까 걱정했던 이승엽은 이상열의 초구를 받아쳐 125m짜리 중월 홈런을 만들었다.
이승엽은 "이전까지 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해 초조했다"며 "이상열의 초구를 직구로 예상했는데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들어와 친 것이 뜻밖에 홈런이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팀이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홈런을 친 것을 못내 아쉬워 할만큼 최근 부진에 빠진 팀 성적에 크게 신경을 썼다.
홈런 신기록 행진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는 이승엽은 "홈런보다는 타점을 많이 올려 팀에 공헌하고 싶다. 홈런 기록은 10경기 정도 남아 있을 때가 고비이지 지금은 신경쓰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승엽은 또 "기록이란 욕심을 부려서 나오는게 아니다"며 "지금은 타격감이나 선구안이 시즌 초반 만큼 좋지 않아 앞으로 좋은 공이 들어오면 볼카운트를 생각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승엽은 "홈런 욕심보다는 올 시즌을 좋은 상황에서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