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는 필요惡?"-낙동경제포럼

입력 2003-09-06 10: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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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경제포럼(이사장: 김만제 국회의원)은 5일 오후 EXCO에서 '대구.경북의 장기발전을 위한 외국기업의 투자환경 조성'을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강연자로 초청된 제프리 D. 존슨 주한미국상공회의소 명예회장과 마르코스 고메즈 주한EU상공회의소 회장은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외국투자 유치'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은 강연요지.

◇제프리 D. 존슨(주한미국상공회의소 명예회장)= 먼저 외국투자에 대한 지역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외국투자 유치는 한국기업이 잘못하거나 약해서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필요악'이 아니다.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인 미국도 전체 GDP(국내총생산)의 25%를 외국투자가 차지하기 때문에 외국투자 유치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1970~80년대 일본이 미국내 부동산 등을 대거 매입하면서 한 때 외국투자 경계론이 나왔지만, 이제는 외국투자가 오히려 경제발전과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외국투자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우선 시.도민들이 외국투자 유치를 성공시켜야겠다는 간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외국투자 유치를 위해 중앙정부가 할 일은 거의 없다. 모두 지방정부에서 결정해야 하는데 주민들이 반대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이 같은 조건이 갖추어지면 현재 지역내에 있는 외국투자기업을 '왕'대하듯이 대접하라. 그러면 그 외국투자기업이 대구.경북의 자랑하고 홍보할 것이다. 모든 해외투자자는 투자를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현지의 외국기업들에게 사정을 물어본다. 또 인내심이 필요하다. 외국투자 유치는 열매를 맺기까지 최소 수 년이 걸리는 힘겨운 과제다. 하지만 2~3번만 성공하면 그 다음부터는 계속해서 열매를 딸 수 있다. 시장과 지사, 공무원, 시민들이 외국투자 기업을 위한 해결사가 되어야 한다. 국제경쟁 시대다. 외국에서는 지방정부가 자체 예산을 투입해 직원들을 교육시킨 뒤 외국투자 기업으로 보내기도 한다.

◇마르코스 고메즈(주한EU상공회의소 회장)= 최근 수 개월간 한국신문은 '노조파업' '정치스캔들' '기업총수 자살' 등으로 얼룩져 있고, 외국투자자들은 "강성노조가 있는 한 한국은 외국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노골적으로 밝히고 있다. 노조문제 등은 다른 나라들도 모두 가지고 있는 문제다. 하지만 경쟁 상대인 미국, EU,일본, 대만 등은 점차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경제위기'가 아니라 '자신감'의 위기다. 국민은 정치인과 제도를 신뢰하지 못하고, 노조는 경영진을 경영진은 노조를 믿지 않고 있으며, 정부에게 온갖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이 한국의 실상이라고 생각한다 투자자들은 '안보'를 요구한다. 북한 핵문제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한국인들이 외국투자 기업을 원하느냐"에 대한 의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예스'가 아닐 때 외국투자 유치는 커녕 지금 있는 외국투자 기업도 다른 나라로 떠날 것이다.

대구는 구미전자공단과 부산항만이 인접해 있어 외국투자 유치에 굉장히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를 갖고 있다. 또 한국기업은 세계적 수준의 노하우와 숙력된 인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고도로 발달한 정보통신 및 교통인프라, 1천300억 달러가 넘는 외환보유고, 2천300만 명의 경제활동인구 등 외국투자자들이 유인할 수 있는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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