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 옛날에는 바닷물이 짜지 않고 싱거웠대. 그러면 언제부터 바닷물이 짜게 됐을까?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할 테니 잘 들어 봐.
옛날에 형제가 살고 있었어. 형은 부자인데 욕심쟁이고, 동생은 가난한데 마음씨가 착했지. 하루는 동생이 하루 종일 농사일을 하고 저녁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는데, 길가에 웬 할아버지가 맷돌을 짊어지고 쓰러져 있더래.
"할아버지, 할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흔들어 봐도 꼼짝을 안 해. 동생은 할아버지를 들쳐업고 집으로 달려와서, 죽을 쑤어 먹이고 팔다리를 주물러 주고, 이렇게 정성껏 돌봐 줬어. 그랬더니 할아버지가 정신을 차렸어. 이튿날 아침이 되자 할아버지가,
"고맙소이다.
신세를 졌으니 보답을 해야 할 터인데, 가진 거라고는 이 맷돌밖에 없으니 이거라도 받으시오"하고는, 짊어졌던 맷돌을 주고 바람같이 가버리네.
동생은 할아버지가 준 맷돌을 빙빙 돌리면서 혼잣말을 했어.
"에그, 이 맷돌에서 쌀이나 술술 나왔으면 좋겠다".
아, 그랬더니 어떻게 됐는지 알아? 그래, 맞았어. 정말 맷돌에서 쌀이 술술 쏟아져 나오는 거야. 쌀이 자꾸 자꾸 나와서 쌀에 파묻힐 지경이야.
그래서,
"아이고, 이제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하니까 뚝 그치더래. 참 신기하지?
동생은 이제 부자가 됐어. 맷돌을 돌리면서 말만 하면 뭐든지 다 나오니까 부자가 된 거지. 쌀도 나오고, 옷도 나오고, 돈도 나오니까 말이야. 그래서 음식을 많이 장만해 놓고 큰 잔치를 벌였어. 재 너머 사람, 강 건너 사람 다 불러다가 잘 먹이고, 쌀이야 옷이야 돈이야 다 나누어 줬어.
그 소문을 들은 형이 동생을 찾아왔어.
"너 그 맷돌 어디서 훔쳤니?"
"훔치다니요. 웬 할아버지가 주고 간걸요".
"그래? 그럼 나 좀 빌려 다오".
마음씨 고운 동생은 선뜻 맷돌을 빌려 줬어.
형은 맷돌을 가지고 집으로 갔어. 그리고 하루 종일 맷돌을 돌렸어.
"수리수리 돈 나와라".
"수리수리 돈 나와라".하고 하루 종일 돈만 나오라 했지. 돈이 온 방을 가득 채우고, 마당까지 가득 채워도 욕심이 나서 자꾸만 돈 나오라 했지.
형은 돈에 파묻혀서도 욕심이 나서,
"이 좋은 걸 동생한테 돌려주느니 아주 먼 데로 가져가서 나 혼자만 써야지"하고, 맷돌을 안고 멀리멀리 도망을 쳤어.
형은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혼자 맷돌을 쓰려고 배를 탔어. 배를 타고 가면서도 맷돌을 돌렸지. 그 때는 소금이 귀한 때니까 소금을 나오게 했어.
"수리수리 소금 나와라".
"수리수리 소금 나와라".
소금이 꾸역꾸역 자꾸 나와서 온 배에 가득 차도 형은 욕심이 나서 자꾸 맷돌을 돌렸지. 그러다 보니 그만 배가 무거워서 가라앉아 버렸어. 맷돌도 가라앉고 형도 가라앉고, 그래도 맷돌은 뱅글뱅글 돌고, 아직까지 돌지. 그래서 바닷물이 짜게 됐다는 거야. 맷돌에서 소금이 자꾸자꾸 나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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