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 5자회동이 끝난 후 회담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시종 진지하게 진행됐다"고 전했지만 노무현 대통령과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안 수용 여부를 비롯한 정국현안 곳곳에서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회동시간도 당초 예정된 1시간 30분보다 40여분이상 길어진 2시간10여분동안 진행됐지만 현안에 대해서는 합의를 이뤄낸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0...최대 현안인 행자부장관 해임건의안 문제는 노 대통령이 대화말미에 "어제 내게 대단히 힘든 숙제를 줬다"며 언급하면서 최 대표와 격론이 벌어졌다.
최 대표는 김 장관의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더불어 싸우겠다고 한 것은 대단히 방자한 얘기"라고 지적하면서 해임안 수용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 대표는 "법률가인 대통령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우리 기대와 다른 결정을 하면 헌법을 유린하는 것으로 정면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압박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을 받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수용여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윤 대변인은 회동 직후 이에 대해 '조크성 답변'이라고 설명했다.
0...신당문제를 둘러싸고도 노 대통령과 최대표는 설전을 벌였다.
최 대표는 "무엇보다도 대통령이 신당에 대해 언급하고 개입하려 해선 안된다"면서 신당문제를 끄집어냈다. 최 대표는 "(대통령의) 측근들이 신당 주체인데 말이 안된다"면서 "분명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나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정대철 민주당 대표가 "야속할 지경이다. 정말 도와주면 좋겠다. 관여해달라"고 하소연을 하고 나서자 분위기는 다소 누그러졌다.
최 대표는 노 대통령의 당적이탈을 권유했고 노 대통령이 이에 "충고로 받아들이겠다"고 화답하자 정 대표는 "그것은 정당정치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0...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의 향응사건 등 권력형 비리 의혹을 둘러싸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최 대표가 "굿모닝시티 대선자금 유입사건과 양길승 향응사건 등 대통령 주변의 비리 시비는 한점 의혹없이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며 특검 및 국정조사실시에 대해 언급하자 노 대통령은 "검찰수사에 개입하지 않고 있어 답변드릴 사안이 아니다"며 잘랐다.
노 대통령과 최 대표는 김문수 의원에 대한 손해배상소송문제에 이르러서는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최 대표가 "나라의 어른인데 참아야 되지않느냐"며 손배소 취하를 요구하자 노 대통령은 "언제 어른 대접을 해주셨느냐"면서 "당장은 논의하기가 적절하지않다"며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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