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대구만 뒤처진다

입력 2003-09-03 13:42:13

차량 증가율을 도로 증가율이 현실적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자 미래형 도시교통방식으로서 '꿈의 교통체계'라 불리는 지능형교통체계(ITS)가 국내에서도 경쟁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의 경우 타도시와 달리 예산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ITS 사업 추진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

당초 대구시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17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ITS 1단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주요간선도로와 3차순환선내에 시내버스정보 및 운행관리시스템과 도시부간설도로 교통정보시스템, 도시고속도로 교통관리 및 돌발상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

그러나 대구시의 이같은 계획은 사실상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사업추진을 위해 대구시가 국비 92억원 지원을 요청했지만 예산 편성 과정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가 대구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의 요구를 수렴해 총 210억원의 ITS 국비지원금을 내년도 예산에 반영해 달라고 기획예산처에 신청했지만, 이 가운데 50억원만 반영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시 교통정책과 김정수 담당공무원(공학박사)은 "기획예산처가 ITS관련 예산을 50억원만 반영함으로써 대구를 비롯한 지방도시가 내년에 ITS 사업을 추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면서 "대구의 경우도 내년부터 추진할 ITS 사업의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ITS 가운데 핵심 사업으로 꼽히는 버스정보시스템(BIS)도 예산 문제로 난항을 겪기는 마찬가지.

대구시는 시비 2억원과 추경예산 3억원을 합한 5억원의 예산을 투입, 올해부터 1개 노선 30대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BIS 시범사업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8월 대구시의회가 추경 예산안 심의에서 3억원을 반영하지 않아 사업 계획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반면 다른 지자체들은 시범사업은 물론이고 본사업에 착수해 대구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서울의 경우 BIS 본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해 125억원 규모의 공사를 발주했으며,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는 부산은 이미 내년도 본사업비를 확보해 놓았다.

안양과 전주도 각각 29억원, 30억원을 투자해 본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정수 박사는 "BIS는 시내버스 수송경쟁력을 향상하고 서비스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프로젝트로서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면서 "타도시에서 적용해 본 결과 사업 자체에 대한 기술적 검증이 돼 있는 만큼 시범사업 없이 내년부터 본사업을 본격 실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지능형교통체계(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도로와 차량 등 기존 교통체계에 정보통신.전자.제어 등 첨단기술을 접목시켜 교통의 이동성.효율성 및 안전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

△교통관리 최적화 △전자지불 처리 △교통정보유통 활성화 △여행자정보 고급화 △대중교통서비스 △화물운송 효율화 △차량.도로 첨단화 등 7개 부문에 걸쳐 추진된다.

▨버스정보시스템(BIS.Bus Information System)=버스 정류장에 안내 단말기를, 운행 버스에 수신기를 각각 설치해 해당버스의 노선, 현재 위치, 도착 시간, 환승 정보 등을 버스 내부와 정류장 전광판, 인터넷, 휴대전화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안내받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ITS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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