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유니버시아드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박상하 대구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난 데 대해 만족해 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대회 참가 재고 성명 등으로 대회 기간 내내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다.
대구유니버시아드에 대한 평가 및 결산, 대회 참가 재고 성명을 발표했던 북한팀을 설득한 일 등 비화를 들어봤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은 대구유니버시아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성공적으로 대회가 치러져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선수촌 시설과 제공되는 식사, 여가를 보내기 위한 위락시설 등 모두가 이전에 열렸던 유니버시아드의 시설 이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일부 경기장이 좁긴 했지만 경기 진행도 차질없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한다.
-스스로는 대구유니버시아드를 어떻게 평가하나.
▲FISU 패밀리를 포함, 17만여명의 외국인이 대구를 다녀갔으며 지하철 화재 참사 등 어려움을 겪은 대구시민들에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었다.
대구와 경북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함께 손잡고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모델도 제시됐다.
최근 유니버시아드를 치른 도시는 대부분 모범 사례로 꼽히는 95년 일본 후쿠오카U대회를 참고했지만 대구U대회가 새로운 성공 사례로 자리잡을 것이다.
차기 대회 개최지인 터키 이즈미르시 조직위원회도 대구U대회의 준비와 운영과정을 참고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의 열성적인 활동이 대회를 성공으로 이끄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은데.
▲특히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다.
FISU 임원들도 자원봉사자들에 대해 감명 받았다.
참가국 선수들이나 임원들이 가고자 하는 장소나 원하는 일은 마다하지 않고 자원봉사자들이 나서서 해결해 주었다.
또 참가국들에 대한 시민 서포터스의 성원과 배려도 빼놓을 수 없다.
조직위 직원들의 노고와 함께 열정적인 자원봉사자들과 시민 서포터스에 거듭 감사드린다.
이들은 지난해 한·일 월드컵축구대회때의 '붉은 악마'처럼 유니버시아드의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냈다.
-대회기간 중 일부 시민단체의 북한 비판 때문에 북한선수단과 응원단이 한때 대회 도중 철수를 시사하기도 해 어려움이 많았겠다.
▲사실 그 문제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잤다.
북한 전극만 총단장을 매일 밤 만나다시피 했다.
그에게 노무현 대통령이 대회 개막 이전 유감 표명을 했는데 또 어떻게 유감 표명을 하란 말인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면 그렇게 유감 표명을 할 수 있겠느냐고 달래기도 했다.
그와 10년 이상 친분을 쌓은 사이이기 때문에 그는 내 입장을 이해하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3차례 성명 발표를 통해 북한은 결국 대회 참가를 계속하기로 했다.
그 과정에 어떤 역할을 했나.
▲북한 응원단이 경기장에 나오지 않기로 한 뒤 전 총단장은 내가 유감 표명을 했으면 좋겠다는 눈치를 줬다.
그들도 그런 상태가 불편해 경기장에 나올 명분을 우리가 다시 만들어주기를 원했던 것 같다.
그래서 문화관광부쪽에 이런 사정을 전했더니 지난 27일 이창동 장관이 스포츠 행사에 정치적인 시위는 자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그 직후 전 총단장이 대회에 정상적으로 참가한다는 성명을 최종적으로 발표했다.
-대구U대회가 자칫 정치적 흐름에 휩쓸리는 것을 상당히 경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인들이 만든 단체인 '대구를 사랑하는 모임'이 전면에 나서서 남·북 청년문화예술행사를 치렀다.
의미있는 행사긴 하지만 정치적인 의도가 개입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는 않다.
북한측도 망설임끝에 마지 못해 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
FISU측도 이러한 전후사정으로 인해 이 행사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웠던 게 사실이다.
-대구유니버시아드를 마치고 난 개인적 소감은 어떤가.
▲대회 기간 내내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조지 킬리안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회장, 20여명의 IOC위원 등 주요 인사들과 함께 하면서 대구유니버시아드의 운영 상황과 성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유니버시아드를 치른 것을 계기로 대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조언도 들었다.
대회 준비과정에서 일부 체육계 인사들이 도움은 주지 않고 끼어들어 생색을 내려한 점도 없지 않아 유감스러운 부분이 있다.
그러나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나게 돼 매우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대구가 국제도시로 자리잡기 위한 각종 국제 대회 유치 등 후속 활동을 다시 시작할 것이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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