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전문기자 김정석이 본 U대회 문화행사

입력 2003-09-02 13:30:57

축전의 성화가 내렸다.

열 하루간의 그 찬란한 불꽃은 달구벌의 여름을 뜨겁게 데워냈다.

171개국의 젊은이들이 창출한 우정과 승리의 감동은 또 하나의 예술이기에 충분하였다.

우리는 이미 올림픽과 월드컵을 경험하였다.

세계적인 체육대회가 던져주는 현실과 꿈을 이해한다.

대회를 계획하고 집행해 나가면서 우리는 체육대회가 결코 물리적인 승리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것이 던져주는 메시지가 우리들에게 안겨주는 무한의 가치를 깨닫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러진 대구유니버시아드의 결과 역시 그러한 맥락에서 읽어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달구벌에서 피어낸 세계인의 환호를 값지게 자랑할 일이다.

대구를 찾은 지구촌의 이웃들이 '원더풀 대구', '엑셀런트 대구' 라는 찬사에 자긍할 일이다.

그 자신감과 열정을 결집하여 과거를 묻어버리고 새롭게 도약할 생에너지를 창출해내야 할 일이다.

그리하여 희망의 도시, 찬미의 대구로 향하는 변화와 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다시 성화대를 보라. 그것은 결코 불이 사위어진 화로가 아니다.

우리의 다짐과 기원이 응축된 제단의 축성이 아니던가. 그 위에 진정 새겨야 할 기록들은 우리를 매료케 하는 승리의 순위보다 더 값진 것들이기에 몇 가지 다짐해 본다.

첫째, 문화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전환하려는 과학적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대구U대회는 문화의 제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회기간 동안 각 지역에서 보여준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적 볼거리와 체험의 장은 대구경북의 문화적 잠재성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러한 문화예술적 인프라를 사회경제적 가치로 재창출해내려는 전문적인 시스템이 구비되어야 한다.

둘째, 국제대회를 기획하고 집행한 시행정의 유기적인 능력과 성숙한 시민의식을 지속적으로 결집해 나가야 한다.

이번 행사는 독자적인 대구의 힘으로 치러 냈다.

조직위와 대구시는 한 차원 성숙한 행정능력을 발휘하였을 뿐 아니라 국제적 행정감각을 경험하였을 것으로 믿는다.

이와 아울러 대구시민은 빈객을 맞는 주인으로서, 자원봉사자로서 혹은 관람자로서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였다.

이 양자가 지속적으로 결집하여 나갈 때 대구발전의 바탕힘으로 자리할 것이다.

셋째, 경쟁력 있는 대구의 브랜드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심화 개발시켜야 한다.

동남아는 물론 유럽 각 국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투자설명회와 패션축제는 U대회가 준 의미있는 경제적 파급효과다.

아울러 맑고 푸른 거리와 밝고 친절한 시민들이 준 인상은 앞에서 말한 문화적 잠재력에 상승하여 대구의 이미지를 한층 고양시킬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 산업, 문화적 특성을 심화시켜 경쟁력 있는 대구로 탈바꿈해나가야 할 것이다.

넷째, 미래 세대인 젊은 대학인들에게 안겨준 가능성과 자신감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U대회는 세계대학생들이 어우러진 올림픽이다.

13개 종목에 379명의 선수가 참여한 우리나라는 개최국으로서 남다른 성취감을 경험하였다.

이는 지난 부산 아시안 게임과 월드컵에 이어 미래지향적 가능성을 안겨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전 세계 청년들이 함께 빚어낸 하나되는 꿈의 실현과 창조적 도전을 값진 자긍심으로 승화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육군 3사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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