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金 행자 죽어야 우리가 산다"...해임안 격돌

입력 2003-09-02 11:46:40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은 여야 모두에게 사활이 걸린 사안이다. 향후 정국운영의 주도권과 나아가 내년 총선에서의 유리한 고지 선점 여부가 해임건의안 통과 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통과되면 노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국장악력은 큰 타격을 입게 되고 반대로 부결되면 한나라당이 치명상을 입게 된다.

때문에 한나라당은 3일 단독으로라도 국회 본회의를 열어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배수진을 치고 있다. 다수당의 횡포로 비쳐질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이 이처럼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한나라당이 그만큼 다급하다는 반증이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조급증에 가까울 정도로 해임건의안에 매달리고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최병렬 대표-홍사덕 총무 라인의 대여 자세에 대한 당내 보수파의 반발과 이로 인한 지도력 위기이다. 또 민주당이 신당문제로 죽을 쑤고 있는데도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고 있는 현상도 상당부분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양당으로서의 선명성 강화라는 내부 단속의 의미까지 갖고 있다.

결국 해임건의안을 고리로 이같은 당 안팎의 문제점을 해결하겠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전략이다. 그러나 해임안 통과가 낙관만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지도부의 고민은 크다. 한나라당 의석은 해임안 가결에 필요한 재적 과반수(137석)보다 12석이 많은 149석이지만 유보적인 의원이 10명이나 되고 당론에 내켜하지 않는 의원도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지도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민주당은 이같은 한나라당의 강공에 힘으로 대적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소집할 경우 물리적 저지를 하지 않고 집단 퇴장 등의 방법으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어차피 수적 열세인 이상 막기는 힘든 이상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를 다수당의 횡포로 부각시켜 여론의 등을 돌리게 만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이 이같은 수세적 전략을 택한 이유는 국회내에서 여야간 충돌이 벌어질 경우 신당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을 보는 여론의 시각이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점에다 김 장관에 대한 민주당내 평가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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