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원들, 崔대표 만나 '쓴 소리'

입력 2003-09-02 11:51:35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와 대구.경북 의원의 1일 오찬 회동은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안 처리와 '60대 용퇴론' 등 당내 현안에 대한 지도부와 비주류 의원간 교감을 주고받는 자리였다.

0...최 대표는 행자부장관 해임안과 관련, "개인 입장에서 견해가 다를 진 몰라도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탈표가 적지 않았던 외국인 노동자 고용허가제 법안을 처리할 때와는 성질이 다르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이번에 당론을 어기면 문제있는 것"이라며 "(웃으며)당론을 어기면 공천을 안주겠다"고도 했다. 해임안이 부결되면 정국 주도권은 물론 대여 투쟁노선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최 대표로선 그만큼 목이 탔던 것이었다.

0...신영국 의원은 지난달 21일 대구하계 U대회 개막식에 참석여부를 두고 빚어졌던 최 대표의 '오락가락 행보'를 문제삼았다. 신 의원은 "당 대표로서 U대회를 두고 만분의 일도 고민할 사항이 아니었다"면서 "대구.경북민이 보기에 '한나라당과의 관계가 그 것밖에 안되냐'고 오해할 소지가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최 대표는 "대구.경북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얘기는 사석에서 얘기하겠다"고 말끝을 흐렸다.

0...60대 용퇴론의 주역인 원희룡 기획위원장에 대해 백승홍.임인배.안택수 의원의 비난도 드셌다. 백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용퇴론을) 유권자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원 의원이 미워서가 아니라 당직자가 그럴 수 있냐"고 흥분했다. 임 의원도 "개인은 그런 말을 할 수 있지만 기획위원장임을 감안하면 누가 시킨 게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며 최 대표를 겨냥, 배후설을 꺼냈다.

특히 안 의원은 작심한 듯 "최 대표가 대구.경북에 뭘 챙겨줬냐"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수도권 소장의원들이 대구.경북 알기를 뭘로 아느냐"며 "지난 대선 때 자기들은 표를 적게 얻어 이회창 후보를 떨어뜨린 '낙선 공신'들이 가장 공이 큰 (대구.경북) 공신들을 물갈이 대상으로 알고 있다"고 허탈해 했다.

그러나 최 대표는 "일종의 해프닝"이라며 용퇴론을 무마시켰다. 그는 "도대체 누가 60대 라 해서 공천을 안 주겠냐. 경쟁력이 있으면 되지 신경 쓸 일이 아니다"면서 "당이 '물갈이' 등으로 꿀렁꿀렁 하는 것은 새로운 변화를 위한 시도가 아니냐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소외론에 대해 최 대표는 "대선 패배에다 지하철 참사, 나라 경제도 주저앉고 당도 그렇고 복합적으로 민심에 작용한 것"이라면서도 "민심이란 아침 저녁으로 변하니 걱정하지 말라. 지난 15대 때처럼 자민련 바람이 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0...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KIST) 설립과 관련, 최 대표가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혔다. 그는 "오는 4일 청와대 5자 회담에서 신기술 문제를 거론하겠다"며 "국내 연구소는 불이 꺼져가고 있으나 중국과 일본, 대만은 국력을 집중시키고 있는만큼 대구에 DKIST 같은 국책연구소를 만들도록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만제 의원은 대만 신주와 타이난 산업단지를 시찰한 얘기를 꺼내며 "대만은 지방으로 첨단단지를 확대하며 수백만평의 땅에 공짜와 다름없는 값으로 연구소와 외국기업을 유치하고 있더라"면서 "대만은 첨단산업을 지원키 위해 정부가 WTO에 걸리지 않는 범위내에서 보조금을 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