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문화열기'이어가자(1)-대구, 아름다웠던 8월

입력 2003-09-01 10:21:46

하계U대회가 열린 대구. 8월이면 폭염으로 늘 들끓는 도시인 대구는 올해 8월, 문화열기가 더해 한층 달아올랐다. 공연2시간전부터 표를 교환하기 위해 줄을 서는 관객들 앞에서 모두들 어쩔 줄 몰라했다.

그랬다. 주최측은 물론이고 시민들 스스로도 놀랐다. 모두들의 놀라움속에서 잔치는 끝났다.

이제 이 문화열기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를 생각해야할 때다.

3회에 걸쳐 문화열기의 현장과 함께 앞으로의 과제를 점검해본다.

'더이상 대구는 잠자는 도시가 아닙니다'.

각종 문화 행사가 줄을 이었던 8월 한달. 21일부터 열린 U대회 본 기간을 포함해 20여일동안 대구 시내에서 열린 각종 문화행사에 참석한 연인원이 150여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치상으로만 보다면 전체 시민중 70%에 가까운 이들이 한두번씩은 문화 행사에 참석한 셈이다. 특히 외국인들도 6만8천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 '우물안 개구리'란 소리를 들었던 대구가 명실상부한 '국제 문화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여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77개에 달하는 각종 문화 행사가 열린 것만 해도 '대구'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지만 이토록 많은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한데 어우러져 축제의 장을 연출한 것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8월 한달, 유난히 잦아던 비만큼 대구는 문화의 향기로 뒤덮인 셈이다.

1여년전부터 문화행사를 준비했던 대구시 김상훈 문화예술과장은 "대구에서는 처음 열리는 국제행사지만 성격이 대학생 행사여서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참가할 줄은 몰랐다"며 "다양한 행사마다 넘쳐나는 시민들을 보고 우리들도 상당히 놀랐다"고 했다. 또 김 과장은 "공식 행사뿐 아니라 대학과 각 시민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나서 거리 곳곳에서 행사를 열었다"며 "정말 전 시민들이 하나가 되어 무대와 관객이 따로 없는 축제 행사였다"고 덧붙였다.

실제 열리는 문화 행사마다 별다른 홍보가 필요없을 정도로 '대박'의 연속이었다. 대박의 첫 신호탄은 대구 문화의 또다른 상징인 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으로 열린 창작 오페라 '목화'. 3일 공연 기간 동안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4천800여명의 시민들이 줄을 서며 이곳을 찾았다. 그리고 2만5천여명 이상의 관객 동원을 기록한 대구국제민속연극제와 국제록페스티벌을 비롯 4천명 이상이 찾아 앵콜 공연까지 급히 마련했던 백조의 호수와 로미오와 줄리엣. 또 팔도아리랑(3천400명)과 흥부전(2천500명), 청소년 드림페스티벌(1만8천명)과 대구국제무용제(3천명)까지. U대회 조직위 문화행사부 임충규씨는 "처음에는 관객 동원을 두고 걱정을 했지만 나중에는 너무 많은 시민들이 몰려와 안전사고 때문에 우려를 했을 정도 였다"고 했다.

특히 실내 행사는 전 공연이 매진되는 신기록을 세웠다. 일부 행사의 경우는 주최측에서 급히 야외 스크린을 마련해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즉석 야외 관객석을 마련했을 정도였다.

김옥숙(35.시인)씨는 "동성로에 나가보니 시민들의 표정이 너무나 밝아져 있었으며 이것이 문화의 힘이라 생각한다"며 "지하철 참사와 경기 불황 등 그동안의 상처로 움추려들었던 시민들이 문화로 치유받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물론 이 기간 동안 문화의 향기를 채우기 위해 국내에서 내노라 하는 예술인들은 물론 해외 30여개국의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과 공연단이 대구에 모여 들었다. 이들 또한 '문화 도시 대구'의 주체였다.

국제민속연극제를 주최했던 대구연극협회 박현순 회장은 "외국 공연팀이 시민들의 문화적 열기와 수준에 상당히 깊은 감명을 받은 표정이었다"며 "어느 한순간 대구가 국제적 문화 도시로 대변신을 한 듯하다"고 했다.

8월 한달 도심 전체가 공연장으로 변신했고 지나가는 시민 모두가 관객이 되는 '축제'였다. 유난한 더위로 이름을 떨쳤던 대구가 이번 여름을 통해 더위마저 잊게하는 문화의 도시가 됐다. 이재협 기자 ljh2000@imaeil.com

▲오페라 목화=4천800명

▲대구국제민속연극제=2만6천명

▲대구국제 록 페스티벌=2만7천명

▲로미오와 줄리엣=4천200명

▲백조의 호수=4천900명

▲청소년 드림 페스티벌=1만8천명

▲한국전통음악과 무용=1천400명

▲팔도아리랑축제=3천400명

▲동부민요한마당=2천300명

▲국립창극단 흥부전=2천500명

▲꿈과 화합=2천400명

▲세계대학생 연합합창제=3천200명

대구시 집계

사진:24일 대구 두류야외음악당에서 열린 유라이어 힙 공연에 열광하는 시민들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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