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남편 선수·아내 심판 '유도부부'

입력 2003-08-30 10:51:07

대구U대회 유도의 홍일점 심판인 몽골의 댐딘 엔크튜힌(30)과 남자 유도 100㎏급에 출전한 바트자르갈 오두크(27)는 금슬좋은 부부.

아내 엔크튜힌은 심판경력 10년의 베테랑이며 오두크는 몽골 유도 선수 가운데 뛰어난 카리스마를 지닌데다 실력도 국내에선 당할 자가 없어 이 부부는 자국내 체육인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엔크튜힌은 이번 대회에서 하루 10게임 이상을 소화하면서도 냉정한 판단과 원활한 경기진행으로 남자 심판들로부터도 호평을 받고 있다.

중·고교 선수 생활을 하다가 모스크바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댐진 현 몽골올림픽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심판수업을 받아 매트 위에서 삶의 보람을 찾고 있다.

남편의 경기 때 심판복을 입은 채로 뒤에서 두 손을 꼭 모으고 응원을 하다가 좋은 기술이 들어가면 손뼉을 치며 좋아하는 모습은 여느 한국의 아낙같았다.

남편이 4강 진출에 실패하자 "스포츠는 반드시 이길 수만 없기 때문에 지는 것에 크게 괘념치 않는다"고 하면서도 속상해했다.

오두크는 이런 아내에 대해 "메달을 못 따 미안하지만 최선을 다하면 승부는 어떤 결과로 다가와도 좋다"는 낙천적인 선수. 그는 몽골의 최고 유도지도자가 되고픈 목표를 갖고 있다.

8년전 결혼해 현재 4세난 아들을 두고 있는 이 부부는 국제적인 명성을 인정받는 심판과 몽골 최고 지도자가 되는 꿈을 키우고 있다.

아들이 커 원한다면 유도를 시킬 생각이다

"대구 시민들이 무척 친절하고 서포터스들의 응원이 열광적이며 도시가 깨끗하고 푸른 점이 마음에 든다"는 이들 부부는 함께 참가한 이번 대회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최정암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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