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갈등 해법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없고 갈등의 원인에 대한 분석만 난무해 토론회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28일 오후 2시 '교육현장 안정화 대토론회'가 열린 대구교육과학연구원. 교장 자살사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문제 등으로 불거진 교단 갈등의 골 깊이 만큼 교육안정화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탓에 토론회장은 시작전부터 교육관련 인사와 학부모 등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윤덕홍 교육부총리는 인사말에서 "권역별 토론회가 교육공동체 구성원간 갈등을 해소하고 교육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교단 갈등 주체간의 토론회장을 마련하고, 건설적 해법을 찾기 위해 교육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교단안정화를 위한 서막을 고향인 대구에서 갖게 됐다는 의미를 덧붙여 윤 부총리의 인사말은 10분이 넘도록 이어졌다.
그러나 인사말을 마친 윤 부총리는 곧바로 자리를 떴다.
그리고는 토론회가 끝날 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한 지 불과 몇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토론회는 그 후로 3시간여 동안 계속됐다.
하지만 토론자들은 시간에 쫓겨 각기 준비한 자료를 요약 발표하기에 급급했다.
교육 현안과 관련된 논의는 없고 미리 나눠준 자료집이 이를 대신했다.
한번의 토론회를 통해 교육공동체간 갈등의 골 해결 방법을 모색한다는 것은 어렵다.
그렇다고 수백명의 교육관계자를 불러놓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대구까지 내려와 인사말만 남기고 떠난 교육 수장이나 자료집 읽기에 급급한 토론회장이라면 교육 안정화는 멀어만 보인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대구를 시작으로 서울, 부산, 광주, 대전, 경기 등 6개 지역에서 잇따라 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토론회장을 가득 메웠던 교육 관계자, 학부모들이 돌아가는 길에 무엇을 떠올렸을지 자못 궁금하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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