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제12차 세계흡연과 건강에 관한 회의에서 세계보건기구 WHO 사무총장 이종욱 박사는 현재 전세계 흡연자 수는 13억으로 추산되고 해마다 490만명이 흡연으로 사망하고 있으며 이 추세를 그대로 두면 2020년에는 흡연자가 17억명, 2030년의 흡연 사망자가 1천만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가난한 나라의 여성 흡연율 증가를 크게 우려한 바 있다.
금년 5월에도 WHO 총회에서는 '담배규제국제협약'을 통해 담배가격 인상 등 담배 수요를 줄이기 위한 대책과 규제조항을 발표했다.
'담배규제국제협약'을 이끌어 내기 위해 국제회의에 참여해왔던 우리나라에서도 이 협약에 따라 보다 강력한 금연정책을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5월24일 김화중 보건복지부 장관이 담배가격 인상계획을 발표한 후 여러 관련 당사자 및 단체간의 찬반 양론이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캐나다,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으며 특히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는데 있어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도 검증된 바 있다.
청소년의 경우 정해진 용돈으로 비싼 담배를 사는데 어려움도 있고 심리적인 부담도 있어 담배를 피우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세계은행과 WHO의 자료에 의하면 담뱃값이 100% 인상될 경우 담배수요는 20%, 의료수요 역시 23% 감소된다고 하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담뱃값 1천원 인상 시 성인남자 흡연율은 9.1%, 남자고등학생 흡연율은 9.3% 감소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 감소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정책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담뱃값은 선진국의 20~25%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인데 1인당 국민소득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선진국보다 훨씬 싸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 성인남자의 흡연율은 안타깝게도 세계 1위다.
성인 남자 흡연율이 선진국은 대개 30% 이내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60.5%이고 청소년 남자 흡연율도 이웃 일본은 8%인데 우리나라는 35%로 매우 심각한 실정이다.
따라서 담뱃값을 인상해서라도 흡연율을 감소시키겠다는 보건복지부의 강력한 의지는 국민건강증진을 위해 금연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삼 인식케 해준다.
흡연자든 비흡연자든, 아이든 어른이든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폐해는 잘 알려져 있다.
흡연은 급만성 호흡기질환, 심혈관계 질환, 뇌졸중, 각종 암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일 뿐만 아니라 이 질병들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비 부담 또한 심각한 문제이다.
최근에 한국건강관리협회가 주관한 학생건강지도관계자 연수회에 참석한 전국 보건관련 중등교사, 교육청 관계자 등 4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담뱃값 인상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53명 중 담뱃값 인상에 찬성하는 입장이 75%, 반대 의견이 14%로, 찬성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들은 "담뱃값을 인상했을 경우 한정된 용돈 내에서 담배구입이 어려워지므로 저절로 흡연율이 감소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담배를 처음 대하는 연령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1만8천여명이 흡연으로 인한 암으로 사망한다고 하며 이에 따른 의료비 부담이 연간 6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청소년 흡연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담뱃값 인상은 국민건강증진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악화를 해소하는데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와 학계, 보건단체가 금연교육 등 금연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함으로써 흡연율 감소에 기여하고 있지만 이와 더불어 금연관련 규제강화와 담배가격 인상을 통해 흡연율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면 국민건강증진 뿐만 아니라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윤은희 건강관리협회 대구시지부 홍보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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