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와 관련, 대구를 찾은 손님들이 한번 쯤 들르는 곳 중 하나가 '따로국밥'집이라고 한다.
대구가 원조로 알려진 따로국밥을 맛보기 위해서다.
바야흐로 따로국밥 시즌인가? 대구시 건축행정도 따로국밥이다.
시청과 구청간 따로, 구청별로 따로 행정이다.
한 아파트 사업승인과 관련, 구청은 지구단위계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시청은 의제처리가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또 모델하우스 발코니 확장을 둘러싸고 동구청은 되고, 수성구청은 안 된다는 입장이고 대구시청은 강 건너 불구경이다.
건설교통부가 지난달 서울 주택시장에서 모델하우스 내 확장형 발코니 적용은 물론 실제 신규입주 아파트의 발코니를 터서 거실이나 방으로 쓰는 불법행위 단속에 칼을 빼 들었다.
건교부는 주택업체들이 '확장형 발코니'를 분양조건으로 내거는 등 발코니 불법개조를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 "발코니의 불법 개조를 철저히 조사, 시정명령과 함께 이행 강제금 부과 등 강경 조치를 할 것"이라는 방침을 지자체와 한국주택협회 등에 통보한 상태다.
그러나 대구시는 남의 일인 양 무관심하다.
관련행정은 구청 소관이기 때문에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것. 최근 현대건설이 '발코니 확장형' 모델하우스를 공개한 것에 대해 시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가 기자의 전화를 받고는 "동구청 소관"이라며 '핑퐁'으로 일관했다.
구청도 "건축승인을 해 준 시가 지도·감독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슬며시 발을 빼려다가는 상급기관의 세(?)에 눌린 탓인지 '시정명령'만 내려놓은 채 여전히 뒷짐이다.
이렇다보니 분양수익 극대화를 노린 건설사가 행정명령을 제대로 이행 할 리가 없다.
방과 거실을 발코니까지 터서 실제 타일로 시공되는 부분을 원목 마루바닥 무늬로 입힌 상태에서 깨알만한 글씨로 '본 시공 때 타일로'라고만 표시해 놓고 있다.
또 벽지시공 부분에 대리석을 붙여놓고, 마루와 방에는 실제 비닐장판을 깔면서도 모델은 원목무늬로 포장하고, 심지어는 전등과 거울까지도 '전시용'이라고 표시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와 구청은 방관만 하고 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건축(사업)승인 전에는 도시미관이나 도시의 균형발전, 입주민들의 생활편익 등에 맞춰져 승인을 미루고 미뤘던 건축행정이 순식간에 건설사의 편익성과 수익극대화를 위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성구는 사정이 다르다.
확장형 발코니로 모델하우스를 사전 공개한 대우건설 측에 시정명령을 내린 뒤 모델하우스를 재공개토록 했다.
결과 뒤이어 분양하는 수성1가의 '태왕 아너스클럽'과 범어동의 '유림노르웨이숲'은 스스로 모델하우스를 설계대로 시공하는 등 모범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같은 광역도시 내에서 구마다 건축행정 집행 방식과 의지가 다르다는 데 있다.
벌써부터 건설업계와 수요자들은 "형평성과 일관성을 잃고 있다"고 야단이다.
모델하우스의 확장형 발코니 설치는 준공 후 아파트의 안전을 침해하는 발코니 불법개조를 조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따라서 행정당국은 불법 모델하우스를 단속하고, 시정되지 않으면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수를 쓸 필요가 있다.
황재성(경제부 차장)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