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이 또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리커버 종목에선 세계 최강으로 익히 알려져 있는 한국이지만 유럽이 강세를 보이는 컴파운드 종목에 처녀 출전, 최미연(22·광주여대)이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일궈냈다.
27일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컴파운드 결승에서 최미연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미국의 메리 존과 맞붙어 114대112로 승리, 금메달의 감격을 맛봤다.
한국 양궁은 리커버 종목에만 치중했을 뿐 그동안 컴파운드 종목에는 아예 출전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활을 사용하는 리커버 종목이 선수 개인의 능력이 많이 반영되는 반면 기계적 특성이 강한 활을 사용하는 컴파운드는 개인 능력이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돼 국내에서 무시돼왔기 때문. 그래서 국내에 등록된 컴파운드 종목의 선수도 남자 7명, 여자4명에 불과하다.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미연도 리커버 종목에서 컴파운드 종목으로 전환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
최미연은 초등학교 4학년때 육상선수를 하다 양궁 감독의 권유로 활을 잡게 됐지만 그동안 리커버 종목의 성적이 좋지 않아 고민해왔다.
그런 그녀는 광주대 김성은 코치의 권유를 받아들여 리커버에서 컴파운드로 종목을 바꿔 피나는 훈련으로 대구유니버시아드에 대비해왔다.
최미연은 "훈련기간중 어머니가 심장 수술을 받는데도 못가봤다"며 눈물을 글썽였지만 "금메달을 따 어머니가 웃을 생각을 하니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그녀의 결승 상대였던 메리 존은 "세계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을 처음봐 적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최미연과 경기하면서 정말 훌륭한 선수임을 느꼈다"고 극찬했다.
이날 컴파운드 남자 개인전에 출전한 조영준(22,상무)도 결승까지 올랐지만 컴파운드의 강국인 이탈리아의 다니엘 바우로에게 아쉽게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조영준 역시 컴파운드로 전환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침착한 경기로 선전했다.
조영준은 "결승전에 올라부담을 느꼈다"며 "다음에 이런 기회가 오면 기필코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예천·마경대기자 kdm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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