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호주서포터스-"응원으로 '대구의 마음' 전해"

입력 2003-08-28 08:34:51

대구U대회가 종반전으로 접어들면서 각국 선수들의 열띤 메달경쟁과 함께 경기장마다 선수들을 응원하는 시민서포터스의 활동도 대회 열기만큼이나 뜨겁다.

대구U대회에 참가한 174개국 가운데 시민 서포터스가 결성된 곳은 102개국이며 이 가운데 호주 시민 서포터스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과 아태 장애인 경기대회 서포터스 경험이 있는 시민들로 구성돼 호주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호주 시민서포터스는 대구시 서구 비산1동 및 내당4동 주민들과 칠성동 아이를 사랑하는 모임회원, 대구시내 하나님 교회 교인등 26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호주선수단이 169명인 점을 감안하면 서포터스가 100여명 가량 많은 셈.

호주 서포터스는 23일 오후 대구체육고 수영장에서 호주수구팀이 러시아와 맞붙은 첫 경기를 시작으로 호주선수가 출전하는 경기장을 찾아가 마치 호주인들을 방불케 하는 응원을 펼치고 있다.

특히 교인들은 부산아시안게임과 아태 장애인 경기대회때 호주서포터스로 호주인들과 하나가 되어 응원해본 경험을 살려 체계적인 응원을 함으로써 경기장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호주 서포터스들이 외치는 구호는 '오즈~,오즈~'.

'오즈~,오즈~'는 우리가 대표팀을 응원할 때 외치는 대~한민국에 해당하는 호주의 응원구호.여기에 어깨동무를 한 뒤 몸을 좌우로 흔들거나 호주국기를 펼쳐가며 벌이는 서포터스의 하나가 된 응원에 호주선수들은 선전으로 보답하고 있다.

서포터스의 활동에는 행정기관의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동사무소에서는 1천300만원의 예산으로 서포터스를 위한 경기장 입장권을 구입하고 응원에 필요한 수기용 호주국기 2천300개와 중형 호주기15개, 플개카드 5개를 준비했다.

호주는 이번대회에 개인종목인 태권도, 수영, 육상, 테니스 등과 단체종목인 남녀 농구, 배구와 남자수구 등을 포함 10개 종목에 출전한다.

서포터스들은 경기장마다 응원을 나갈 계획이지만 경기가 하루에 4, 5개씩 겹치는 경우마저 수두룩 한데다 어떤 경기종목이 준결과 결승에 진출할지 몰라 서포터스와 입장권 안배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우승 유망경기종목에 대해선 100명정도 규모의 서포터스가 경기장에 나갈 계획이다.

이번 대구U대회 호주 서포터스의 활동은 선수들의 도착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분산 입국하는 호주선수들을 환영하기 위해 개막전까지 4차례나 대구공항에 나갔다.

빨간 서포터스 유니폼을 입은 호주서포터스들은 입국하는 호주선수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는 등 열렬한 환영행사를 벌여 생애 처음으로 대구를 찾은 미래의 호주 주인공들에게 대구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호주서포터스 공동회장인 강명조(57·대구시 서구 비산1동)씨는 말은 안통해도 호주선수들의 고마워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어 너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호주선수들은 예기치 않은 환대에 'Suprise'를 외치는 등 깜짝 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카트를 밀고 묵묵히 나오던 선수들은 호주국기를 손에 들고 서있는 서포터스를 보는 순간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들고 있던 디지털카메라로 서포터스의 모습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일부선수들과 임원들은 서포터스가 전달한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 감사의 인사를 한데 이어 가져온 작은 코알라 인형을 서포터스들에게 나눠주었다.

20일 입국한 호주의 패트릭(19·수영)선수는 예상치도 못한 열렬한 환영에 멋지다(Great)란 인사로 고마움을 표시했으며 여자수영 800m에 출전하는 캐서린(22)선수는 원더풀이란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러나 공항출입문을 나서면서 맛본 대구의 후텁지근한 더위에는 들고있는 안내 팸플릿으로 부채질을 하는 등 무더위를 참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호주 서포터스들은 대구시가 유치해 열리는 세계젊은이들의 스포츠축제인 U대회의 성공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김현주(35·여)씨는 지하철 참사를 겪은 가운데 열리는 대구U대회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낮아 자칫 대회운영에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서포터스를 지원했다며 시민모두가 한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

김씨는 호주선수들도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란 말은 알고 오는 것 같다며 대회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선수들이 대구와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숙(34)씨는 대구의 좋은 이미지를 보여 주려고 선수들을 만나면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호주 서포터스가 된 후 인터넷을 검색, 호주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고 했다.

호주선수들을 대해본 서포터스의 반응은 잘사는 나라에서 왔지만 대부분 순박하고 순수한 것 같다는 좋은 평가다.

부산아시아경기에 이어 이번 대회에도 통역자원봉사자로 나선 이경효(35·대구시 달서구)씨는 대학생들이어서 그런지 더욱 순수한 인상을 받았다며 경기장을 찾는 호주인들을 안내, 부산아시아 게임때처럼 호주서포터스와 공동응원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주 서포터스 공동회장으로 대회 개막 전 서울 호주대사관을 방문, 부대사를 면담했던 손창복(33) 목사는 부대사가 굉장히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한국서포터스의 활동에 고마움을 표시하고 도울 것이 없느냐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손 목사는 서포터스들과 함께 호주선수들에게 한국인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어 이들이 한국을 개인적으로 다시 방문하고 싶은 나라로 마음속에 간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명조 회장도 앞으로 대구에서 이같은 규모의 국제대회는 다시 열리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즐거운 마음으로 서포터스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서포터스 중에는 간단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영어회화 책을 다시 꺼내보는 등 선수들과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호주 서포터스 임원진들은 자체적으로 600여만원의 예산을 마련, 시티투어와 오찬 및 만찬, 기념품전달, 환송행사도 가질 계획이다.

선수와 임원들의 기념품으론 안동하회탈을 전달할 예정이며 오찬과 만찬도 선수들의 스케줄에 맞춰 꼭 가질 예정이다.

또 시티투어도 관계당국과 선수들의 안전문제를 협의한 뒤 한국의 전통문화를 간직한 곳을 골라 관광버스로 둘러보며 한국인들의 생활상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호주서포터스들의 가장 큰 목표는 호주선수들이 대구U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돌아가도록 하는데 있다.

따라서 선수들의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게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임원들에게 기억에 남는 멋진 응원을 펼치는데 최선을 다할 각오다.

서포터스들은 생업과 가정생활에 바빠 한자리에 모여 연습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지만 한결같이 지난해 월드컵때 전 세계에 과시한 붉은악마의 신명나는 응원방법을 몸에 익혔기 때문에 응원에는 자신 있다는 반응이다.

강명조 회장은 응원에 열과 성을 다해 호주선수들이 대구시민들의 따스함을 느끼고 U대회가 개최된 대구를 잊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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