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정보-SBS 그것이 알고 싶다

입력 2003-08-28 08:34:51

'미국은 더이상 한국인의 이민을 원하지 않는다(?)'

SBS는 30일 밤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한국계 이민자 추방에 나서고 있는 미 정부의 행적을 추적한 '추방의 덫, 무너진 아메리칸 드림'편(밤 10시 55분)을 방송한다.

2001년 11월, 40대 남자가 자신의 머리에 권총을 쏴 목숨을 끊었다.

숨진 김모씨는 30여년 전에 미국으로 이주했던 재미교포로 멕시코계 아내를 부부싸움 도중 때린 혐의로 검거된 후 한국으로 추방된 상태였다.

한국에 생활기반이 없던 그는 추방 이후 절망 끝에 자살을 선택했던 것. 수십년간 미국에서 생활했고, 세금을 내며 사업체를 운영해왔던 실질적인 미국시민이었지만 그는 영주권자라는 이유로 추방을 당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추방된 한국인은 600여 명. 올해는 천여 명의 한국인이 추방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미국에서는 이민자들에 대한 강경한 추방조치가 진행중이다.

1996년 이전에는 영주권자 중 5년 이상의 실형을 산 중범죄자를 추방하던 것에서 실형 1년 이상의 범죄자로 그 대상을 확대하고 영주권자에게 부여되던 여러 복지 혜택들을 박탈하는 내용으로 이민법이 개정됐다.

그러나 이 법은 반이민법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실시되지 않았지만 9·11 테러를 계기로 무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이민국은 '국토안보국'으로 통합되었고, 내년부터는 외국인에 대한 지문날인이 실시된다.

문제는 소급적용 원칙에 따라 수십 년전의 경범죄까지도 추방대상이 된다는 사실이다.

입양아의 경우는 더욱 심각한 인도주의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샌디에이고에 사는 애런 빌링스는 3세때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계 입양아. 그는 유아기 영양실조의 영향으로 성장기간 동안 학습장애와 언어장애를 겪었다.

이 때문에 차량 절도와 마리화나 소지의 혐의를 받아도 자신을 변호하지 못해 유죄로 결정됐고, 그 사건들로 인해 추방될 위기에 놓였다.

양부모들은 그가 미국시민임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으나 신분상 그는 영주권자였던 것이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의 숫자는 무려 210만명에 달하지만 그중 시민권자는 불과 31%. 약 140만 명의 한국인이 강화된 이민법에 따라 불안한 '아메리칸 드림' 속에 살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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