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응원만 보이콧...철수까진 안갈 듯

입력 2003-08-27 10:48:19

북한 기자단과 보수단체 간의 충돌로 한차례 진통을 겪은 대구 U대회 관련 갈등이 26일 북측이 보수단체의 시위를 또 다시 문제 삼으면서 재발됐다.

북측은 보수단체의 시위 재발에 대해 남측 당국의 조치가 없을 경우 대회에 참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채 응원단의 응원을 이날부터 이틀째 중단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이같은 북측의 응원 보이콧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북측의 보이콧이 결국은 철수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향후 북측이 어떤 선택을 할지 자못 관심사다.

사실 북측이 문제삼고 있는 보수단체의 시위와 응원단 숙소 불순분자 침입 등은 남측 입장에서는 수긍하기 어려분 부분이 많다.

보수단체 시위의 경우 U대회 이전부터 예고됐던 것이 북한 기자단과의 충돌이후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안이고 북측에 크게 위협적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게다가 북측이 응원단 숙소에서 발생했다고 주장한 불순분자의 침입 주장도 사전에 객실내부를 충분히 점검하지 못해 발생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측이 제시한 소위 '연애편지'는 2000년 7월이라는 메모가 있을 정도로 오해를 증명할 만한 근거가 있다

그렇지만 아무리 오해에서 비롯됐다 하더라도 북측의 강경한 입장은 남측으로서는 여간 곤혹스런 일이 아니다.

자칫 대구 U대회가 종반에 파행으로 막을 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국에서는 그러나 사태가 극단적인 형태로 전개될 것으로 보지는 않고 있다.

이날 북측이 육상선수단 2진을 이미 파견했고 남북간에는 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개최돼 남북교류문제를 본격적으로 협의하고 있는 중이다.

또 대회 종반에 철수한다는 것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고 북한 응원단의 그간의 성과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데다 비난여론도 감수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북측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측 당국이 적극 수습하지 않는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당국의 사태수습 노력에 따라 사태의 정상화도 가능하다.

따라서 남측은 북측과의 갈등해소를 위해 일단 박상하 조직위 집행위원장이 유감을 표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북측 대회 참가를 위해 대회전 이미 노무현 대통령이 나섰고 조해녕 조직위원장까지 나서 북기자단과의 충돌에 유감을 표시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박 위원장선에서 마무리를 할 생각이다.

그러나 북측이 이같은 남측의 해명 움직임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북측은 27일 오전까지도 응원단 일정을 미정으로 통보하는 등 이틀째 응원을 보이콧하고 있다.

북측의 보이콧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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