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큰 구도가 중요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주말인 지난 23일 내년 총선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 이해성 전 홍보수석 등 7명의 청와대 비서실직원들이 고별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의 선거경험담을 들려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노 대통령은 "선거는 선거운동 등 조그마한 일도 중요하지만 큰 구도가 어떻게 짜여지는가가 더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그것을 누가 쉽사리 알겠느냐"고 반문했다고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인사가 전했다.
총선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내년 총선에 앞서 정치개혁구상 등 국정운영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들이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하자 "대통령이 선거에 도와주는 모습으로 가면 손해볼 것"이라며 총선불개입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의 신당창당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에게 어떤 입장이냐고 묻는데 그런 것 없다.
신당에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당선되고 안되고는 모두 자신의 복에 달린 것"이라면서 "내가 선거를 치러보니 꼭 일찍 시작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더라. 지금 나가도 늦은 것은 아니다"며 "어쨌든 지역구에 내려가 성공하기 바란다"고 덕담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9일 지역언론과의 회견에서 "청와대에서 저를 돕던 사람들이 나가서 정치하는 것은 이제 개인의 문제"라며 "그들은 자신의 정치적 길을 가는 것"이라고 총선불개입 입장을 분명하게 밝힌 바 있다.
이날 노 대통령은 총선출마자들에게 별도의 전별금이나 격려금을 주지않고 녹차만 마시고 이들과 각각 선거홍보용 기념사진을 찍었다.
노 대통령의 어정쩡한 입장을 반영이라도 하듯 청와대를 떠난 총선출마희망자들은 한결같이 "정당은 중요하지않으며 국민의 열망과 맞는 정당을 선택하면 될 것"이라며 민주당적으로의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이 전 수석과 박기환 전 지방자치비서관 같은 인사들은 "노심(盧心)은 정치개혁을 뜻하므로 우리가 스스로 가져갈 것"이라며 노 대통령의 정치개혁의지 구현을 출마명분으로 내세웠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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