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長江)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낸다 했던가. 아니면 세월의 덫일까'.
중국의 궈징징(21)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여자 다이빙 스타다.
궈징징은 지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을 비롯,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벌어진 세계수영선수권에서도 2관왕에 오른 세계 최강이었다.
하지만 24일 두류수영장에서 열린 여자 1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궈징징은 예선에서는 최고 점수를 받았지만 세살 아래인 같은 팀 동료 위민샤(309.99)에게 0.27점차로 뒤져 분루를 삼켰다.
이날 결선은 이 종목에서 세계선수권대회 2위를 차지한 코니 쉬말푸스(독일)와 사라 린 힐더브랜드(미국)와 같은 강적들이 중국에 맞섰지만 총점에서 30점 이상 뒤졌을 정도로 둘만의 잔치가 됐다.
위민샤와 궈징징은 3라운드부터 양강 구도를 형성, 동메달을 딴 나탈리아 우미스코바(러시아 277.11점)에 무려 30점 이상 앞선 채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1라운드에서 입수동작 실수로 51.06점에 그쳤던 궈징징은 3, 4, 5라운드에서 연속 65점 이상의 고득점을 올리며 위민샤를 맹추격했으나 초반 실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은메달에 그쳤다.
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 여자 다이빙 3m 싱크로 스프링보드에서 궈징징과 짝을 이뤄 우승했던 위민샤는 올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함께 같은 종목을 제패했지만 정작 둘 간의 대결에서는 늘 밀려 2인자에 그쳤었다.
주미홍 중국 다이빙 감독은 "국제대회 입상경력에서는 궈징징이 앞선다.
그러나 두 선수의 우열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입수동작은 궈징징이 앞서고 공중동작은 위민샤가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시상식 후 회견장에서 경기때의 치열한 승부는 온데간데 없고 시종 웃음띤 얼굴로 서로를 격려했다.차차 흐려짐
"위민샤가 우승할 만한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
축하해주고 싶다"(궈징징).
"궈징징을 이긴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라이벌 의식보다는 좋은 동료로 생각한다"(위민샤).
결선에서 동료끼리 맞대결을 펼쳐 긴장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위민샤는 "욕심을 내기 보다 평소대로 단체경기를 하는 것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임했다"면서 동료에 대한 경쟁심이나 열등의식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궈징징은 "경기는 이기고 질 수 있다.
남은 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두 선수는 실력못지 않게 스타 기질도 다분했다.
영화배우 뺨치는 용모와 자태, 탁월한 기량은 관중들의 넋을 빼놓았고 미소와 여유로 관중을 의식하는 '끼'도 넘쳤다.
인민대에 함께 다니며 수년째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두 선수는 25일 저녁에 열리는 싱크로 스프링보드 경기에서 호흡을 맞출 예정으로 쉽사리 보기 힘든 고난도 묘기를 다시 한번 선보인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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