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남녀.북녀 나란히 8강 진출

입력 2003-08-24 22:52:37

축구에서 남녀북녀(南女北女)는 모두 강했다. 한국과 북한 여자축구가 조 1위로 8강전에 진출, 승리할 경우 4강전에서 한판 대결을 예고했다.

그러나 우승 후보로 꼽혔던 한국 남자축구는 이탈리아에 덜미를 잡혀 예선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남녀북녀는 24일 2만여명의 만원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여자축구 A, B조 예선 2차전에서 나란히 승리를 합창했다.

한국은 유럽의 강호 아일랜드를 맞아 간판 스트라이커 홍경숙(여주대)이 선제골과 결승골을 뿜어내는 대활약을 펼친 데 힘입어 3대2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2연승으로 8강에 올랐다. 전반 17분과 23분 홍경숙과 정정숙(대교)이 연속골을 뽑아 여유있게 앞서 나간 한국은 아일랜드의 스위니와 콜로니에게 잇따라 골을 허용해 위기에 몰렸으나 후반 31분 홍경숙이 네트를 갈라 승부를 마무리했다.

당초 8강 진출이 힘들 것으로 점쳐졌던 여자축구는 고비를 넘겨 26일 오전11시 김천종합운동장에서 대만과 4강 진출을 다툰다. 경기 후 한국의 박기봉 감독 등 선수단은 이어 진행된 북한-프랑스전을 지켜보며 상대의 전력을 탐색했다. 박 감독은 "남북이 4강에서 만나는 이벤트를 만들겠다. 북한이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지만 경기는 상대적"이라며 의욕을 보였다.

북한 여자축구는 다시 한번 세계 정상급의 화력을 자랑했다. 북한은 '아트축구' 프랑스와의 예선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9대0으로 대승, 2승으로 8강에 합류했다. 북한은 투톱으로 포진한 골잡이 리은심이 혼자 5골을 몰아넣는 등 전반에만 9골을 몰아넣는 파괴력을 선보였다. 공격형 미드필더 문철미도 짜임새 있는 경기 조율과 함께 두골을 보탰다.

전반 무모할 정도로 북한과 정면 대결을 펼치다 소나기골을 먹은 프랑스는 후반에는 북한이 리은심, 문철미 등 주전들을 뺏음에도 전원 수비로 맞서 더 이상의 수모를 피했다. 북한은 26일 오후 4시30분 대구시민운동장에서 멕시코와 4강 진출을 다툰다.

당초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던 한국 남자는 강변축구장에서 벌어진 남자축구 예선리그 A조 최종전에서 전반 45분 마르크 기운타에게 뼈아픈 결승골을 허용,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태국, 이탈리아와 같은 예선전적 2승1패를 기록했으나 골득실과 다득점에서 3위로 밀려 탈락한 반면 아일랜드를 4대0으로 대파한 태국과 이탈리아가 조 1, 2위로 8강에 올랐다.

2연승하며 8강진출을 의심치 않았던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기운타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날린 슛을 골키퍼 조민혁(홍익대)이 쳐낸다는 것이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 결승골을 헌납했다. 이로써 한국의 김준현 감독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일부 우수 선수를 제외, 잡음을 일으킨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사진설명) 24일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여자축구 북한과 프랑스의 경기서 9대0으로 승리한 북한선수들이 열렬히 응원해준 관중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이채근기자minch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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