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 후 상호 비난전 가열...사태악화 우려
일부 사회단체 회원들이 '반북(反北) 집회'를 벌이던 중 북측 기자단과 충돌하는 폭력사태가 빚어졌다. 국제대회 기간 중 남북 민간인이 물리적 충돌을 벌인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며, 양측은 충돌 후에도 상대방을 비난하고 있어 사태 악화가 우려된다.
충돌은 24일 오후 2시20분쯤 대구U대회 미디어센터(전시컨벤션센터.산격동) 앞에서 북핵저지 시민연대 등 4개 사회단체 회원들이 북한 인권상황 등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갖던 중 북한 기자 6, 7명이 이들을 밀치고 들어가면서 시작됐다. 북한 기자들은 입주해 있는 컨벤션센터 3층 북한 기자용 부스에서 내려와 기자회견을 중단하라며 완력으로 밀고 기자회견장 속으로 들어갔다.
폭력사태가 벌어지자 경찰관 50여명이 충돌을 제지했으나 경찰.취재기자 등 40여명까지 뒤엉겨 있는 상황에서 양측은 3분여간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목.다리를 깁스하고 목발을 짚고 있던 독일 인권운동가 노르베르트 폴러첸(46)씨가 넘어져 경북대병원에서 치료 받았다. 폴러첸씨 외에는 별다른 부상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한의 김광진 기자 옷에서 인공기 뱃지가 떨어져 나가기도 했다.
경찰의 해산조치 후 북한 기자단은 다시 컨벤션센터 3층으로 돌아갔으며, 사회단체 회원들은 북한 기자들의 행동에 강하게 항의한 뒤 오후 3시쯤 자진해산했다.
충돌사태와 관련해 북한 기자단은 사회단체원들의 기자회견을 미리 제지하지 않았다며 우리 당국에 강력한 항의를 전달했으며, 곧바로 자체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북핵저지 시민연대 박찬성 대표는 "북측이 뒤에서 치고 발로 차는 등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는 폭력을 행사했다"며 "북한은 반드시 공식 사과해야 하고 폭력을 막지 않은 우리 경찰도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왔다는 박 대표는 대회기간 내내 집회를 계속하겠다고 밝혀 사태 악화가 우려된다.
한편 이에 앞서 북핵저지 시민연대, 민주참여 네티즌연대, 자유시민연대 청년위원회, 자유와 생명을 지키는 의사회 등 4개 사회단체 회원 10여명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컨벤션센터 앞에 도착, 2시쯤부터 북한, 우리 정부, 대회조직위 등을 함께 비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대회조직위가 북한 선수.응원단에게 편향적인 자세를 취해 건전해야 할 스포츠 행사가 북한의 대남 정치 선전장화할 우려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에 대해서도 핵무기 폐기, 인권 탄압 중지, 마약수출 중단 등을 요구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의 내정간섭에 굴복했다며 사과를 주장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사진설명) 북핵저지시민연대 등 민간단체들이 24일 오후 대구하계U대회 프레스센터 앞에서 북한인권에 항의하는 집회를 개최,북측기자단과 충돌한 가운데 북측 기자가 와이셔츠에서 찢겨나간 인공기 배지를 들고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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