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이런 무대를 만날수 있다는게 믿기지 않아요"
22일 오후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은 '젊음의 해방구'였다. 무대에 쌓아 올린 스피커에서 음악이 터져나오자 약속이나 한 듯 줄지어 몰려든 인파들. 밤이 깊어지자 2천여명이 넘는 관객들은 함께 뛰며 '젊음의 열정'을 목청껏 질러댔다. 무대와 관중석이 따로없는 공연. 6시간이 넘는 동안 이들은 일상의 스트레스나 누구의 눈치도 없이 음악에 깊이 빠져들었다.
이날 행사는 U대회를 기념하기 위해 열린 '대구 국제 록 페스티벌'. 2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페스티벌은 지금까지 대구에서 열린 최대 규모의 '록' 행사다. 특별 공연을 갖는 유라이언힙과 누노밴드의 명성을 든다면 국제적 규모로도 빠지지 않을 정도. 22일 공연에서는 디스코트럭과 블랙신드롬, 장연주 밴드 등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국내 인디 밴드 6개팀이 공연을 가졌다. 행사의 마지막은 넓은 야외 공연장을 환호로 뒤덮은 누노의 무대.
"월드컵 이후 맛본 최고의 감동이에요. 어릴적부터 영웅으로 생각한 누노의 공연을 눈앞에서 볼 수 있다니. 정말 환상입니다". 디스코트럭의 보컬 문이경민(28)씨는 앞서 공연을 가진뒤 채 마르지 않는 땀을 비비며 누노 밴드의 공연에 빠져 있었다.
첫날 공연에 찾아온 관객 중 상당수는 서울, 부산 등 외지에서 온 록 매니아들. 여기에는 외국인들도 상당수가 눈에 띄었다. 대부분이 20대인 이들은 첫 내한 공연을 갖는 누노를 보기위해 대구까지 찾아 온 것. 인천에서 왔다는 박경수(20)군은 "행사가 끝날때까지 대구에 머물며 24일 유라이어 힙 공연과 U대회를 즐길 계획"이라며 "친구 두명과 함께 내려왔다"고 했다.
물론 이날 무대는 관객들의 열정 못지 않게 공연도 수준급이었다. 누노 공연을 기획한 박강원(41. 원뮤직 대표)씨는 "음향과 조명은 물론 팬들의 열정적인 환호에 누노 밴드가 대만족을 했다"며 "다음 카페에만 누노 열성 팬이 3천명에 이르는데 아마 주말에 공연을 가졌다면 관객수가 두세배는 넘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무대는 지역 록 매니아들이 자발적인 노력으로 결실을 본 탓에 더욱 빛을 내고 있다. 젊음의 축제인 U대회를 대표하는 행사의 하나로 시작됐지만 예산 부족으로 행사가 몇번 취소될 위기에 부딪쳤던 것. 락페스티벌 기획에 참여한 백두음향의 강승효 대표는 "20여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행사에 꼬박 매달린 덕에 별 차질 없이 무대가 마련됐다"며 "40여개가 넘는 국내 밴드들도 대부분 차비만 받고 행사 취지에 공감해 참가해 주었다"고 밝혔다.
해외공연팀 보조자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은미(21)양은 "대학생 축제인 U대회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공연이 록 페스티벌인 것 같다"며 "아빠가 유라이언힙의 열성 팬이여서 일요일 공연에는 가족들이 함께 이곳을 찾을 것"이라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70년대를 대표하는 그룹 유라이언 힙은 25일 오후 8시부터 90여분간 콘서트를 갖는다. 이재협 기자 ljh2000@imaeil.com--관련기사--▶매일신문 '2003 대구U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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