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U대회 참가...지역 여야 미묘한 입장차

입력 2003-08-21 11:25:22

우여곡절 끝에 이뤄진 북한팀의 대구 U대회 참가와 관련, 지역 정치권이 미묘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연일 북한팀 참가의 계기가 된 대통령의 유감표명을 비판한 한나라당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 보수파 모임의 구성원으로 대통령을 맹비난한 지역 의원들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역 정서가 북한팀 참가 환영 분위기로 돌아섰다는 판단에서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도 전날 중앙당에서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한 것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지만 지역 국회의원 일동 명의로 U대회가 대구.경북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돼야 한다며 성공을 기원한다는 성명을 냈다.

이는 텃밭에서 열리는 축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없고, 그 반면 성향상 나서서 환영할 수도 없는 어정쩡한 입장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김만제 의원은 이례적으로 "노 대통령의 유감표명이 북한팀 참가로 결론이 났고 그에 따라 U대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잘된 일"이라는 개인적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 대구시지부는 20일 노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이 헌법질서와 국민들을 내팽개치는 것에 다름아니다"며 강도높은 비난을 퍼부은 한나라당 보수파 의원들의 모임에 대구.경북 출신이 무려 19명이나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이들의 북한팀 U대회 참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김현근 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대구 U대회를 유치하고 북한 선수단 경기가 열리는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이 이런 성명을 냈다는 점은 문제"라며 "대통령의 유감표명이 애국시민을 모독하는 행위이면 250만 대구시민의 정성은 무엇인가. 국회의원들은 분명한 태도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은 U대회 성공 기원 성명에 참여한 다수의 지역 의원들이 노 대통령을 성토한 보수성향 모임의 멤버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한편 한나라당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중앙당의 공식 논평과는 별도로 'U대회를 계기로 대구.경북을 세계에 알리자'는 공동성명을 내고 "전세계의 시선이 주목될 이번 U대회야말로 대구.경북을 세계 속에 알릴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에서 화해의 장을 펼치게 되어 이번 U대회의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남북 화해무드를 대구에서 더욱 진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U대회를 통해 대구.경북이 다시 한번 우뚝 서고 남북한이 하나되는 꿈을 앞당길 수 있도록 힘과 뜻을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