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근무제안 하청업체 '한숨'

입력 2003-08-21 11:25:22

주5일 근무제의 근거가 되는 정부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국회의 환노위소위를 통과한 가운데 구미공단 업체들의 노.사는 서로의 평가와 해석이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특히 삼성.LG 등 대기업의 하청업체인 종업원 100명 이상 중소.영세업체들의 경우 주5일 근무제 시행시기만 2006년 이후로 늦춰 졌을 뿐 향후 제도 시행이 기정 사실화 된 만큼 향후 인건비 상승 등 기업경영에 미칠 영향과 파장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구미공단 전자부품업체 김모(45)대표는 "중소제조업 생산직의 실근로시간은 주당 55.9시간이며 부족인원이 20만명에 달하는 등 주5일제를 도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못했다"며 "중소기업은 오는 2010년 이후부터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다른 중소업체 대표는 "대부분 모기업의 주문 작업으로 납기일을 지켜야 하는 중소기업의 특성상 일손이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법정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초과 근로가 늘 수밖에 없어 인건비가 현재보다 평균 20% 이상 상승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가뜩이나 대기업 선호현상이 심한 현실에서 대기업이 먼저 주5일제를 도입하면 대.중소기업간 근로조건 격차가 더 벌어짐에 따라 중소기업 기피현상이 심해져 인력난이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구미공단에서 현재 연월차 휴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주5일제를 시행하고 있는 삼성과 토요 격주 휴무제로 주5일제를 대체하고 있는 LG 계열사 등의 경우도 정부안에서 아예 연월차 휴가를 대폭줄이기로 돼 있어 마찬가지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안에서 한달을 꼬박 일해 생기는 월차휴가는 폐지되고, 연차휴가도 15~25일로 축소되고1년 근속시는 15일(현행 10일), 그 뒤부터는 2년마다 하루(현행 1년마다 1일)씩 추가 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현재 구미공단에는 삼성전자.삼성코닝.삼성탈레스.삼성코닝정밀유리 등 삼성계열사가 전면 주5일근무제를 실시하고 있고, LG전자.LG마이크론.LG이노텍 등 LG계열사와 대우일렉트로닉스.도레이새한 등이 토요격주휴무제를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공단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에서는 상급단체의 지침대로 성명서를 내고 "국회가 재계안이라 할 수 있는 정부의 주5일 법안을 충분히 검토하지도 않고 오히려 정부안보다 시행시기를 1년간 늦추고 통과시킨데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놓고 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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