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뇨증, '어린이 우울증' 초래

입력 2003-08-21 08:12:56

최근 한국야뇨증연구회는 야뇨증에 걸린 어린이는 정서 불안과 심리 위축으로 사회성 형성에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흔한 소아 질환의 하나인 야뇨증은 어떤 병일까.

▨야뇨증이란

5세 이후에 비뇨기계통에 뚜렷한 증상없이 낮 동안에는 소변을 잘 가리다가 밤에만 오줌을 싸는 상태를 말한다.

대한소아비뇨기과학회 발표(1999년)에 따르면 국내 5~12세 어린이 중 남자는 16%, 여자는 10%가 1년에 한 번 이상 이불에 오줌을 싸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부모들은 야뇨증을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통과의례' 정도로 여겨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

야뇨증을 치료하지 않을 경우 사회적 고립, 자존심 저하 및 가족간의 불화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많다.

야뇨증에는 1차성과 2차성이 있다.

야뇨증의 70%에 이르는 1차성은 5세 이상 어린이가 1주일에 3회 이상 밤에 오줌을 싸면 의심 대상이 된다.

2차성은 최소한 6개월 이상 소변을 가리다가 어느 순간 밤에 실례를 하는 경우. 부모의 이혼, 유치원이나 학교 입학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이나 척수질환, 방광기능장애, 요로감염 등도 원인일 수 있어 철저한 진단이 필요하다.

▨원인은 무엇

역시 유전적 요인이 강하다.

부모 모두 야뇨증이 있었던 경우 77%, 부모 중 한쪽만 야뇨증이 있었던 경우 44% 정도가 야뇨증이 나타난다.

항이뇨호르몬 분비의 문제도 원인이 된다.

야간에 소변 생산을 감소시키는 항이뇨호르몬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소변을 많이 만들게 되며 이에 따라 밤에 잠을 깨지 못하면 오줌을 싸게 된다.

방광이 미처 차기도 전에 소변을 봐야 하는 기능적 방광용적 감소도 원인이 된다.

수면시 각성장애를 들 수 있다.

정상의 경우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면 그것이 신호가 돼 뇌를 자극, 잠에서 깨어나는데 이같은 각성 체계에 이상이 생기면 야뇨증이 나타난다.

평소 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밤에 오줌을 싸는 경우가 있다.

▨치료는 이렇게

항이뇨호르몬제제, 항우울제, 부교감신경 억제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가 있다.

항이뇨호르몬제제는 밤에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감소해 야뇨증이 생긴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많이 쓰이고 있다.

환자의 70~80%가 효과를 얻고 있으며 부작용이 거의 없다.

그러나 이 약은 증상 호전을 위해 처방되기 때문에 복용을 중단했을 때 재발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단점. 항우울제는 방광의 용적을 늘려주고 뇌에 작용해 잠에서 쉽게 깨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나 식욕부진, 체중감소, 성격변화, 소화기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부교감신경 억제제는 야뇨경보기나 항이뇨호르몬 치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보조적으로 사용된다.

파브로프의 조건반사 원리를 응용한 야뇨경보기도 활용된다.

잠옷에 부착하는 경보기는 오줌을 싸면 경보가 울려 잠을 깨운다.

이를 반복할 경우 방광에 소변이 차거나 배뇨가 일어나기 전에 잠에서 깨는 습관을 익히게 된다.

이 방법은 최소 3개월 이상 착용해야 하는 끈기가 필요하지만 일단 성공하면 재발률이 낮다.

또 방광용적을 늘리는 운동을 하거나 저녁식사 후 음료 섭취를 제한하는 등의 습관변화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도움말:박용훈교수(영남대병원 소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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