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대구 섬유업체의 부도가 잇따르자 연말엔 어느 기업도 온전하게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대위기설이 나돌고 있지만 직원들과 한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시한폭탄좦을 제거할 수밖에 없습니다".
73년 염색공장 영업사원으로 출발해 현재 쌍호염직(주), 대구특수나염(주), 해성염직공업사, 쌍호개발(주), 쌍호특수가공 등의 대표를 맡고 있는 곽성호(52)씨는 500여명의 직원들을 생각하지 않을 경우 섬유업을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불황이 극심하다고 말한다.
곽씨는 IMF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했지만 지금은 그 때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새벽 6시에 출근해 현장 구석구석을 점검하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지만 기업경영환경은 갈수록 더 악화되고 있다.
섬유업이 어려워지자 지역 금융권조차 대출 회피, 금리 인상 등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곽씨는 "맑은 날 우산을 주고 비오는 날 빼앗는 격"이라며 금융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대구시나 금융권이 섬유업체의 작업현장을 방문해 어려움과 경쟁력을 파악한 뒤 생존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그나마 남아있는 중소섬유업체까지 한꺼번에 무너질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현지 근로자들의 임금도 급격히 올라 한국의 임금수준과 비슷해지는 2, 3년후까지 버틸 경우 대구섬유의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섬유업체들도 물량위주의 저가공세에서 탈피해 세계 최고수준의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각오로 다시한번 뛰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쌍호염직의 경우 구조조정을 하지않은 덕분에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들의 기술력이 쌓여 오히려 세계 최고수준의 고급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다.
또한 최근 미국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영국 바이어들의 주문도 늘고 있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곽 대표는 99년 저축의 날 재경부장관상, 2003년 납세우수기업동탑산업훈장 수여식 참석을 위해 단 두번밖에 서울을 다녀오지 않을 정도로 대구에서 생활해왔지만 해외 바이어들과의 잦은 만남으로 공장시설이나 작업환경은 선진국 수준을 갖추고 있다.
해외바이어들의 경우 공장시설이나 작업환경, 직원 근무태도, 안전여부, 유독물 관리상태를 살펴본 뒤 마지막에 섬유제품의 품질을 판단한다고 한다.
제품뿐만 아니라 생산과정 자체도 중요시 한다는 얘기다.
좋은 환경에서 직원들이 성실하게 일하며 만든 제품이 결점이 훨씬 적기 때문이다.
'대구 섬유업의 마지막 보루좦가 된다는 각오로 전직원과 호흡을 함께 하는 곽 대표는 요즘 "위기는 곧 기회" 라며 신제품 개발을 위해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다.
민병곤기자 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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