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반갑습니다"

입력 2003-08-20 11:07:44

"반갑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북측이 20일 오전 선수단을 입국시켜 U대회에 다시 참가토록 하자 대구시민들이 크게 반기고 있다.

이제는 소모적인 우리 사회 내부 갈등을 극복하고 대회 성공을 위해 역량을 집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북측 시민 서포터스 간사 조춘식씨는 "북측 불참 소식에 한때 크게 낙담하기도 했으나 결국 참가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우리 응원단 리더 20여명은 묵묵히 응원 연습을 해왔다"며 "북한이 처음 U대회에 참가 의사를 밝혔을 때보다 더 기뻐 열렬히 응원하겠다"고 했다.

시민단체 등의 자발적 북측 서포터스인 '아리랑응원단'도 북측 불참 시사로 침울해 하다 다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김두현 대외협력국장은 "남북이 더 이상 소모적인 대결을 계속하지 말고 한민족이라는 동질 의식 아래 협력함으로써 U대회가 남북 화합의 도약대가 되기 바란다"고 했다.

남북화합 도약대로

식품공장을 경영하는 박명수(43·대구 상인동)씨는 "북측 선수단·응원단이 결국 오기로 했다니 '좋다'는 생각밖에 안든다"며 "대회 기간 북측 사람들을 만나면 한번 더 웃어주고 열심히 응원해 대구시민의 열정을 느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민 대구YMCA 관장은 "'하나되는 꿈'이라는 대회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북측 참가가 반드시 필요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시의적절하게 유감을 표명했다고 평가했다.

김 관장은 그러면서 "북측 참가를 통해 민족 공조의 틀을 확대하고 남북 긴장이 완화되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U대회 조직위 김상준 기획조정실장은 "대구시와 조직위는 이번 대회가 남북 화합의 장이 되도록 준비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가 돌발적인 북측 불참 시사로 매우 허탈해 했었다"며 "이제 모든 문제가 해결된 마당이어서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키는 성공 대회가 될 것이 틀림없다"고 했다.

정치적 이용 경계를

계명대 정치외교학과 김옥준 교수는 "U대회 성공을 바라는 대구시민의 입장에서 볼 때 북측 참가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고 앞으로의 남북 교류 활성화를 위해서도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북측 행동에 순수한 스포츠 행사를 정치적 의도에서 이용하려는 면이 있다면 남측이 끌려다니기만 하는 상황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측의 U대회 참가 선회로 북측 응원단 숙소인 대구은행 연수원측도 이틀동안의 속앓이를 애써 감춘 채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의 대회참가를 대환영한다"며 손님맞이에 들어갔다.

손님맞이 들뜬 표정

연수원 류창섭(49) 원장은 "겉으론 애써 태연한 척 했지만 사실 속으론 그동안 온갖 정성을 다해 준비해온 것들이 물거품이 된다는 사실에 죽을 맛이었다"며 환한 웃음을 터뜨렸다.

한동안 허탈감에 사로잡혀 있던 연수원 직원들도 새 힘을 찾았다.

북한응원단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상황을 마지막으로 재점검하느라 분주한 상태다.

특히 며칠동안 계속 폭우가 쏟아져 다소 어수선해진 환영식장인 잔디밭 주변의 환경정비에 나서는 등 연수원 전체가 활기를 되찾았다.

또 20일 오후 7시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응원단의 환영식 준비도 빈틈없이 하고 있다.

응원단이 도착하면 휴게실에 컵라면과 각종 음료수, 차 등 간식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응원단이 낮에 각 경기장에서 응원을 하고 저녁에 숙소에 돌아오면 휴게실이 가장 인기있는 장소가 될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사회1부·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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