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 대회 수익금 '쉬쉬' 1천만$ 초과땐 FIUS와 나눠야

입력 2003-08-20 11:08:30

U대회 관련 수익사업이 '007작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독특한 사정 때문에 올림픽이나 월드컵 대회 같은 다른 국제 대회와 달리 수익사업의 종류나 규모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것.

'제2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U대회는 대회 엠블럼, 마스코트 제작 사업, 휘장 사업, 옥외광고 사업 등으로 수백억원대의 수익이 예상된다.

이에따라 대구 U대회 조직위도 2001년 5월에 이미 '수익사업단'을 별도로 구성해 각종 사업을 벌여 오고 있다.

수익사업단 관계자는 "차량 탑재, 공중전화 부스, 홍보탑 등의 옥외 광고, 수건, T셔츠 등 각종 수익사업 관련 계약을 지난 6월에 이미 마쳤다"고 전했다.

007 작전을 방불케 하게 된 출발점은 관련된 계약. 대구시는 2000년 6월 대회를 유치하면서 FISU(국제 대학스포츠연맹) 측으로부터 수익 사업권을 넘겨받는 조건으로 500만 달러를 제공하고, 전체 수익금이 1천만 달러를 넘을 경우 초과 수익금을 FISU와 절반씩 나눠 갖기로 계약했다.

이런 사정때문에 U대회 수익사업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진행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수익사업이 잘될수록 '대구의 돈'이 더 많이 외국으로 빠져 나가게 되는 셈이기도 하고, "가뜩이나 지역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힘들게 번 수익금을 FISU측에 넘겨줄 이유가 있느냐"는 반발도 제기될 수 있는 것. "FISU는 다른 국제기구에 비해 행정력이 떨어지고 협약사항의 구속력도 떨어진다"며, 배분해 주지 말자고 주장한 전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중국 베이징 U대회 때도 수익사업 내용을 외부에 비밀로 하면서 수익금을 FISU측에 분배하지 않았다는 것.

대구 U대회 조직위 역시 수익금의 규모는 물론 사업 내용조차 비밀에 붙이고 있다.

이렇게 모르쇠로 일관하자 다급해진 FISU는 지난 6월에 담당자들을 대구로 파견해 수익사업 관련 자료와 언론보도 내용을 챙기기 시작했고, 수익사업단에 수시로 전화를 걸어 후원사 명단, 후원업체 리스트, 계약서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반면 U대회 수익사업단 관계자는 "수익사업 내용과 수익금에 대한 자료 요청과 각종 문의가 계속돼 업무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며, "FISU가 손도 안대고 코를 풀려고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대구시 관계자는 "조직위와 FISU의 줄다리기는 대회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조직위 관계자는 "U대회와 관련해 '돈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 귀띔했으며, 수익사업단 김종렬 휘장사업부장은 "스포츠 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주겠다.

U대회 사상 최초의 성공한 상업 대회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최창희기자 cch@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