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대구.경북 언론사와 회견 안팎

입력 2003-08-20 11:08:46

노무현 대통령과 대구.경북 언론사와의 합동회견은 1시간 동안의 회견과 오찬 등 2시간20여분 동안 이뤄졌다.

이날 을지훈련의 일환으로 11시부터 민방위훈련이 20분간 실시되는 바람에 회견은 11시25분부터 시작됐지만 노 대통령은 예정된 시간을 넘겨 12시30분까지 회견에 진지하게 응했고 참석자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등 지역언론과의 회견에 적잖은 배려를 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대구.경북지역이 합동회견을 처음하는 것은 대구U대회 등의 국가적 행사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구.경북에 대한 노 대통령의 남다른 관심도 이유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등 지역 현안=지하철 등 지역현안사업에 대한 질의가 나오자 노 대통령은 "지하철 지원이 과거에 불균형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해소된 지 오래됐다.

불균형이라고 말씀하시면 사실에 맞지 않다"고 곧바로 지적하면서 지난 5년동안 밀라노프로젝트에 지원된 예산이 단일 프로젝트로는 가장 많은 3천670억원이라고 정확하게 언급하는 등 지역현안사업을 소상하게 꿰뚫고 있었다.

이같은 대통령의 관심 때문에 이어진 오찬에서 지역 편집.보도국장들은 섬유산업지원 및 경부고속철도 대구도심통과구간의 지상화와 지하화문제, 경주개발 등의 지역현안들에 대한 노 대통령의 생각을 거듭 물었고 이에 노 대통령은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등 격의없는 대화가 오갔다.

노 대통령은 고속철도 지상화논란에 대해서는 "어느 게 옳은지 잘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하다가도 경주개발문제에 대해서는 "경주경마장은 근본적으로 발상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분명한 소신을 밝혔고 문화특구 지정건의에 대해서는 "이해관계가 상충돼 고심하고 있다"면서 "난제중의 난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섬유산업에 대해서는 "대구의 직물이 과연 살아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대구경제가 살아나야하는데 섬유산업이 노동력에 의존해서는 어렵다.

앞으로는 기능성섬유와 산업용 섬유를 중점적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주력해야할 것"이라는 조언을 하는 등 밀라노프로젝트이후의 대구섬유산업의 미래와 대구경제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에 지역 언론사 국장단은 "밀라노프로젝트에 대한 일부의 회의적인 시각은 잘못됐다.

이제 기반시설을 갖추고 도약할 수 있게 됐는데 지금와서 정부지원을 중단해서는 안된다"며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건의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대구의 보수적인 기질로 디자인이나 색감이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방대학과 지방언론=지방대 육성과 관련, 화제가 대학간의 M&A(인수.합병)문제에 이르자 노 대통령은 "대학이 살아남으려면 M&A를 해야 하는데 합병을 해도 금전적인 보상이 없어 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지방대학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자리를 함께 한 이정우 정책실장이 "M&A를 가장 잘한 대학은 부산의 부경대"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지방언론육성방안도 화제에 올랐다.

노 대통령은 "자전거와 밥통은 반드시 막으려고 한다"며 일부 중앙언론들의 경품공세를 지적하면서 "지방언론의 지원은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가 어렵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노 대통령은 지방언론은 지방대학과 산업체와 더불어 지역발전전략 어젠다를 이끌어낼 수 있는 한 축이라며 지방분권시대의 지역언론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대통령께서 21일 U대회 개막식때 대구를 방문하시면 대구시민들이 열렬하게 환영하겠다"고 회견에 진지하게 임해준데 대한 인사를 했다.

이날 회견과 오찬에는 청와대에서 대구.경북출신의 이정우 정책실장과 박기환 지방자치비서관이 줄곧 자리를 함께 했고 문희상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 등도 오찬에 참석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사진설명) 노무현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진협 매일신문 편집국장(사진왼쪽)을 비롯 대구경북지역 언론인들과의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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