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슈랑스'...은행서 보험까지 해결

입력 2003-08-20 08:06:54

방카슈랑스 시행으로 다음 달 3일부터는 은행에서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융거래의 편의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고, 금융권 전체로는 은행과 보험의 영역 허물기로 대변되는 '방카슈랑스'. 앞으로 금융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벌써부터 주목을 끌고 있다.

◆ 어떤 상품 파나?

은행들은 연금, 주택화재, 장기 저축성보험, 신용손해보험, 신용생명보험 등 판매가 허용된 상품 가운데 연금보험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는 일시납 연금보험이 은퇴자와 부유층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판단하고 예금이 많은 고객들의 명단을 뽑아 각 영업점에 통보하고 있다.

또 종전보다 보험료가 싸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다달이 붓는 연금보험을 적극 판매한다는 방침도 세워두고 있다.

삼성·교보생명과 같은 대형사가 은행 판매창구의 70%를 차지했기 때문에 고객들이 은행에서 살 수 있는 보험 상품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저렴한 보험료 등 장점 많아

방카슈랑스의 장점 중 하나는 금융소비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지는데 있다.

은행 예·적금 상품과 같이 자신이 보험가입을 원할 경우 은행 직원을 통해 충분히 상담받을 수 있다.

또 한 은행에서 생명·손해보험 각 3개사의 상품을 구비해 판매하기 때문에 보험상품의 비교 가입도 용이해진다.

은행·보험상품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나아가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기존 상품보다 저렴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전문가들은 방카슈랑스가 일종의 대형 대리점인 은행과의 거래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방카슈랑스 상품에 대해서는 설계사나 일반 대리점에 지급되는 사업비보다 낮은 사업비를 책정, 보험료를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해 보험료를 낮춘 온라인 보험상품처럼 방카슈랑스 보험 상품 역시 보험료가 저렴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통상 업계에서는 보험료가 10% 내외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금융시장 변화 불가피

보험상품은 모집인 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일종의 푸시(Push) 상품. 하지만 방카슈랑스 시행으로 은행에서 보험을 팔게 되면 보험상품에 대한 이해도와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보험상품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고객의 수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실제 방카슈랑스가 처음 등장한 유럽에서는 생명보험상품의 20% 이상이 은행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55% 정도가 방카슈랑스 형태로 판매되며 미국도 상품의 13%가 은행을 통해 고객에 전달된다는 것.

보험사들은 저렴한 새 채널(은행)을 통해 보험시장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격화로 중소형 보험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없지 않다.

또 은행들이 무리한 수수료 요구 등 보험사에 압력을 가하게 되면 상품의 품질 저하로 연결될 수 있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는 것.

결론적으로 보험업계는 향후 5년내에 전체 보험(수입보험료 기준)의 20%가 은행 채널을 통해 팔릴 것으로 내다보는 등 방카슈랑스가 금융시장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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