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대회 봉사하러 휴직하고 현해탄 건넜죠"

입력 2003-08-18 10:54:55

"일본에서도 이 정도 선수촌은 만들 수 없을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대회가 끝난 뒤에도 한국 젊은이들과 계속 교류하고 싶습니다".

U대회 선수촌에서 자원봉사하는 일본인 고야마 다카시(30)씨는 벌써 며칠째인 봉사에 매우 즐거워 하고 있었다.

한국이 좋아서, 직장에 휴가까지 내고 대한해협을 건너왔다는 고야마씨가 맡은 일은 서비스센터에서 일본 선수단을 통역.안내하는 것.

몇년 전 케이블TV로 한국 가수 공연과 드라마를 보면서 자연스레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뒤 2001년 3월엔 서울대 어학당으로 날아와 다섯달간 본격적으로 한국어를 공부했다.

고베 우체국 직원으로 전산업무를 담당하다 한국어 유학을 위해 휴직까지 했다는 것. 이젠 한국어 실력이 유창한 수준까지 올랐다며 작년 4월 휴가때도 한국어를 더 연마하기 위해 입국해 한국관광공사에서 통역봉사를 했다고 했다.

"한국인 친구를 통해 대구에서 U대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작년 8월에 자원봉사를 신청했습니다.

젊은이들이 참가하고 역사에 남을 대회라는 생각에 꼭 참가하고 싶었지요". 하지만 고야마씨는 까딱하면 이번 U대회 봉사에 끼지 못할 뻔했다.

일본에 있던 중이어서 자원봉사자 직무교육을 못받아 봉사자 명단에서 탈락됐던 것.

고야마씨는 통역 자원봉사자 모임인 'ICOREA'를 운영하는 정재익(35.대구 수성4가)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정씨는 대신 대회조직위에 통사정을 했다.

"다니던 직장까지 휴직하고 온 외국인 자원봉사자의 열성이 얼마나 고맙습니까. 다행히 담당자가 융통성을 발휘해 줬습니다". 정씨는 고야마씨를 자신의 집에 머물도록 하는 등 물질적 뒷바라지도 아끼지 않았다.

이번 대구U대회에 자원봉사하는 외국인은 모두 36명. 중국인이 8명, 일본인이 7명, 러시아인이 6명, 미국인이 4명, 타이완인이 3명, 독일.벨기에.싱가포르인이 각 1명 등이다.

그 중 9명은 선수촌에서, 7명은 본부호텔에서, 인천공항과 전시컨벤션센터에서는 6명씩 각각 근무 중이다.

지난 13일 드디어 대구로 달려온 고야마씨는 "한국 사람들은 정이 많고 따뜻하다"며 "대회가 끝난 뒤에도 인터넷 카페를 열어 한국인 친구들과의 만남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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