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구U대회 불참 시사

입력 2003-08-18 10:55:40

북한이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성명'을 통해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함에 따라 대구 U대회의 북한 참가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북측 선수단 참가를 통해 전세계 대학생 축전인 대구 U대회를 남북화해의 장으로 승화시킬 계획이던 U대회는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북한은 당초 17일 오전 10시10분과 20분 북측 선수단 197명과 보도진 24명을 태운 고려항공 소속 항공기 2대를 김해공항으로 보낼 예정이었으나 오전 7시50분쯤 평양비행정보소 명의로 항공기의 기술적 결함때문에 운항을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어 북한 조평통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18일 조선중앙방송 보도에 따르면 조평통 대변인은 성명에서 "남조선 보수단체들이 '건국 55주년 반핵.반김 8.15국민대회'를 개최, 북한체제를 모독하는 행위를 했다"며 "동족이 동족의 안전과 존엄을 공공연히 해치는 위험천만한 남조선 지역인 대구의 세계 대학생 체육경기대회에 우리 선수들을 가게 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U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내지 않을 것에 대해 "남조선에 조성된 엄중한 현 사태에 대처한 지극히 정당한 것"이라며 "그것은 전적으로 한나라당을 비롯한 남조선의 극우 파쇼세력과 그들의 책동을 묵인한 남조선 당국의 불순한 처사에 기인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명은 "남조선 당국은 이번 8.15사태에 대하여 어떤 형태로든 우리(북)가 납득할 수 있게 공식적인 사죄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날 오전 판문점에서 남북 연락관 접촉을 갖고 U대회 불참통보에 대한 북측의 진의 파악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U대회 불참에 대한 북측의 의도가 명백해진 만큼 정부는 국제대회 개막식을 사흘 앞둔 상황에서 북측이 일방적으로 불참을 통보하는 것은 스포츠 외교 관례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키로 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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