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패션' 6개월마다 바뀐다

입력 2003-08-16 09:24:40

불황에는 새 브랜드를?

패션업계는 경기를 가장 민감하게 타는 업종의 하나다. 계절변화에 따라 6개월 단위로 판매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급속도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서는 브랜드 자체를 바꿔야 한다. 모두가 「사상 최악의 불경기」라고 하는 요즘, 동성로 일대 옷가게들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살펴봤다.

이번에 조사한 대구백화점에서 동아양봉원으로 가는 길 사이 의류 대리점은 모두 44개. 이 중 10개 정도는 「감성 캐주얼」, 6개 정도가 「이지 캐주얼」 계열의 브랜드였다. 특히 올해 새로 개장한 브랜드 13개 중 7개가 감성 캐주얼 계통의 브랜드로서 경기 불황 중에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증명시켜줬다.

IMF 이후 의류 구매자들의 성향이 중저가의 캐주얼 중심으로 옮겨 가면서 예전 이곳에서 성업중이던 고급 의류들은 백화점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 됐고, 이제는 4개 정도의 정장 브랜드점이 그 명맥을 겨우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젊은 층의 유동인구가 중심을 이루고 중저가 상품이 인기를 끌자 백화점도 영캐주얼을 본격적으로 입점시켰다. 조사대상에 있었던 캐주얼 브랜드 중 동아백화점, 대구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에 한 곳에라도 입점해 있는 브랜드는 모두 19개, 백화점 3곳 모두에 입점한 브랜드는 3개였다. 대구백화점은 본점 5층에 영캐릭터존을 운영해 왔으며 현재는 「감성존」으로 교체해 판매중이다. 동아백화점도 쇼핑점 2층 여성의류 코너와 6층 스포츠웨어 코너에 이지 캐주얼과 감성 캐주얼 중심으로 진열을 했다. 롯데백화점도 양 캐주얼의 신규 브랜드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손용구 롯데백화점 홍보담당은 『요즘은 초등학교 5년만 돼도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옷을 직접 고르기 때문에 영캐주얼 계통은 판매신장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감성 캐주얼 브랜드도 상당 기간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이옥 동성로상가번영회 부회장은 『IMF 이후 백화점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저가 브랜드 위주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것만이 동성로 의류업계가 살아남을 길이라고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이지 캐주얼= 베이직(기본 스타일)을 기초로 남녀노소가 가격부담 없이 쉽게 입을 수 있는 옷. 지오다노/마루/니/클라이드/FRJ/TBJ/GIA/라디오가든 등이 대표 브랜드.

■감성 캐주얼= 단순한 이지캐주얼에서 약간 탈피하여 밀리터리(군복스타일)/빈티지(구제품) 등 최신의 유행(트렌드라고 함)을 적극 반영시킨 옷. 쿨하스/콕스/스멕스/흄 등이 대표적.

조문호기자 news119@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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