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시아드 선수촌이야기-(4)선수촌 경비

입력 2003-08-16 08:14:29

U대회 선수촌 입촌 개시와 더불어 선수촌 경비반에도 '비상 사이렌'이 울렸다.

선수·임원들의 거주지여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될 뿐 아니라 조그만 허점만 생겨도 큰 일이 생길 수 있는 것이 경비 업무이기때문. 그러면서도 검색·단속이 축제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는 것이다.

◇3중, 4중망 선수촌 경비·경호

이곳에서의 경비는 3중으로 이뤄지고 있다.

원거리로부터 볼 경우 선수촌 일대 광역은 '경비구역', 선수촌 내 식당 등이 있는 곳은 '공동구역', 선수 숙소 밀집지구는 '거주구역'으로 구분돼 별도의 경비 전술이 가동되고 있는 것. 하지만 선수 개인들에 대해서는 또 별도의 '신변보호'가 펼쳐지고 있어 실제로는 4중 경비·경호 체제로 갖추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투입된 경찰 인력만도 1천100여명에 이른다고 했다

김덕수 선수촌 경비반장은 "서울경찰청 특공대를 비롯해 전국 경찰청에서 경비 인력이 대거 동원돼 투입됐다"며 "대회기간 선수촌은 말 그대로 안전지대(Safety Zone)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선수촌 조지호 종합상황실장은 "지나치게 딱딱한 경비 활동으로 축제 분위기를 위축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최대한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경비, 융통성 있는 통제를 해 내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엔 선수촌 임시파출소도 문을 열어 또하나의 중요한 경비 전초기지가 추가됐다.

최재철 파출소장은 "선수촌 사건·사고는 물론 외국인 선수·임원들의 민원까지 신속히 접수·처리해 줌으로써 경비의 또다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스구까지 철통 검색

400여명이 투입돼 3중으로 친 선수촌 경비망 중 최외곽 경비 대상 범위는 반경 10km나 되고 있다.

선수촌 출입구 외곽의 일대가 모두 대상인 것. 이 구역에서는 '안전검측조'가 '올빼미'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

금호강으로 통하는 하수구 등에 봉인장치를 설치한 뒤 매일 침입 흔적 등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으며, 외곽 고지대에까지 배치돼 삼엄한 원거리 경계를 펼친다.

선수촌 3개의 출입구에선 MD(Magnetic detection) 경비팀이 선수, 임원, 운영요원, 자원봉사자, 취재진 등 출입자를 철저히 체크한다.

공항 출국 검사대에서나 볼 수 있는 문 모양의 금속탐지기, X선 탐지기, 탐지봉 등 장비가 동원됐고, 자동차의 밑부분까지 말끔히 확인하는 반사경도 투입됐다.

경비 담당자들은 이곳에서 출입자들의 AD(Accreditation, 인증) 카드를 일일이 확인하고 반입 물품을 검색한다.

총포·폭발물은 물론 칼, 기름류, 가스통, 식약청 봉인이 없는 음식재료, 안전스티커가 안붙은 택배물·소포·우편물 등의 반입은 철저히 차단된다.

정문 검색대 이장희 주임은 "경찰 병력이 24시간 3교대로 철통같이 검색함으로써 어떤 경우에도 규정 위반 통과가 이뤄질 수 없다"고 했다.

24개동의 선수·임원 아파트들이 집중돼 있는 숙소지역 입구에는 또다시 12개의 출입문이 별도로 설치돼 있다.

AD카드를 가진 사람이라도 출입이 금지되고, 특별한 경우 별도의 허가를 얻어야 방문할 수 있다.

◇밀착 경호 '신변보호대'

신변보호대원들은 외국인 선수·임원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이번 대회 '공식 보디가드'들이다.

전의경과 일반 경찰관 등으로 짜여진 보호대 요원들은 사복 정장에 권총·수갑·무전기를 갖춰 겉모습으로도 보디가드 그대로. 모두 690여명으로 규모면에서는 선수촌 경비팀을 능가하기까지 할 정도이다.

일반 보호대, 예비대, 기동보호대 등으로 나뉘어 선수촌 안팎에서 활동 중.

신변보호대원들은 선수단이 자동차로 이동할 때 생기는 교통 지체 및 사고에 대처하고 응급환자 발생 대응 책임도 맡도록 돼 있다.

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를 책임지는 것. 단체 쇼핑·외출에 나서는 외국 선수단을 보호하는 일도 주임무 중 하나이다.

선수단들이 이동하는 장소에 따라 복장을 바꿔 입고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박대동 신변보호대장은 "선수단이 대구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신변보호대의 보디가드 활동이 시작된다"며, "경호가 주되겠지만 외국인 선수단이 대구 생활을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도 못잖게 중요한 임무"라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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