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항공기 전면 비행금지

입력 2003-08-15 13:27:15

사고 원인 안 밝혀져

14일 오전 11시48분쯤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UH-1H 헬기가 영천시 화산면 용평리 화산농협 농산물집하장 옆 논에 추락, 탑승자 7명이 모두 사망했다.

사고 헬기는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을지포커스렌즈 훈련에 대비해 공중 통신중계 훈련을 마치고 경북 안동 70사단으로 복귀 중이었다.

육군본부는 영천 UH-1H 헬기 추락사고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음에 따라 14일 오후 2시부터 전국 예하 부대 항공기에 비행 금지조치를 내렸다.

육군측은 "추락 헬기를 조종한 고 방호준 준위가 비행경력 15년, 비행시간 3천550시간의 베테랑급이며 사고헬기의 엔진 사용시간은 1100여시간으로 통상적인 수명주기 2천시간에 미달했다"며 조종 미숙이나 엔진 사고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은 사고 헬기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경산 국군대구병원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했다.

장례는 16일 부대장으로 치러질 계획이며, 대전 국립묘지에 안치될 것이라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2군사령부 전간부들은 15일 합동분향소를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추락한 UH-1H 기종은 육군의 주력 수송헬기지만 95년 이후 최근까지 무려 7대가 추락, 수명이 다한 낡은 사고 다발기라는 오명을 듣고 있다.

국방부는 대형무기도입사업을 통해 UH-1H 등 낡은 기종을 대체할 계획이지만 가격협상 등의 문제로 연내에 차세대 기종선정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UH-1H 헬기는 미 육군이 1960년대부터 보급하기 시작한 UH-1 시리즈 중 하나. 1960년대 미 육군이 발주한 본격수송용 헬기인 UH-1D 기종의 엔진성능을 강화해 기지구난용으로 채용한 것이 바로 UH-1H다.

탑승인원은 12명이며, 최대 시속은 222km, 항속거리는 375km에 달한다.

단일 기종으로는 세계 최대의 생산 대수를 기록했고, 상당수 자유진영 국가들이 인명구조와 수송 임무 등을 UH-1H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968년부터 들여와 현재 120여대가 배치돼 있으나 수명주기를 초과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망자 명단=△이동일 대위(31·부조종사) △방호준 준위(40·조종사) △한경태 병장(25) △전종명 일병(22·이상 승무원) △정현환(25) 중위 △고준열(21) 상병 △함지성(20) 일병(이상 탑승자)

김진만·김수용·최두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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