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윤동주가 살았던 시대를 일제 강점기, 또는 암흑기라 부른다.
마음대로 노래를 부를 수도 없었고, 글을 쓸 수도 없었으며, 말을 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윤동주는 이러한 눈물과 회한의 시대에 처절하리 만큼 아름다운 순수를 지니고 시대에 저항했던 시인이었다.
그가 아름답게 바라보았던 하늘과 바람과 별은 요란한 공습경보로 인하여 찢어졌으며, 그가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했던 생명들은 참혹하리 만큼 값싸게 거래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동주는 험악한 일제 말기, 우리 민족에 대한 탄압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에도 민족의 긍지를 잃지 않고 순수와 아름다움으로 점철된 치열한 삶을 살았다.
한편 곱고 섬세한 심성을 지닌 윤동주의 시에는 '부끄러움'을 많이 찾아볼 수가 있다.
이는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부끄러울 만큼 깨끗하고 맑게 살아가고 싶어했던 그의 순결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고' (서시),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펴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길),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참회록),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별 헤는 밤)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윤동주의 부끄러움은 시집의 전편에 흐르는 아름다운 강물이었다.
이처럼 잃어버린 조국을 사랑했고, 그 조국의 무거운 짐을 지고자 했던 것은 어쩌면 기독교인으로서의 그의 모습이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행복하다고 하면서 십자가 밑에 꽃다운 피를 흘리고 싶어했던 윤동주의 모습은 바로 자신을 반성하고 그 시대의 고난을 짊어지고 나가려는 희생적 모습이었다.
그의 집안은 할아버지 때부터 기독교를 믿었다고 하며 이런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기독교는 그의 정서의 한 부분이 되었을 것이며, 많은 갈등을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또한 그의 시들에서 볼 수 있듯이 '서시', '별 헤는 밤' 등과 같은 작품에서 보았을 때, 시의 배경을 밤이라는 어둠의 공간으로 설정해서 그 시대의 암울했던 배경을 잘 표현하고 있다.
또한 그의 시에서는 고백적, 반성적, 그리고 저항적이면서도 의지적인 어조가 드러난다.
일제 치하 속에서 억울하게 살아가야 하는 참담한 현실을 저항적이면서 고백적으로 보여주고 그러한 현실을 헤쳐나가려는 의지적인 모습이 보인다.
그는 시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시적 자아로서 표현하고 있다.
그리하여 자신의 생각을 내재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오늘날을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윤동주의 삶과 시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윤동주의 시를 통하여 우리들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우선 그의 따뜻하면서도 깨끗한 사랑을 가졌으면 한다.
가녀린 것 같으면서 너무나 순결하여 강한 사랑을 느낀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이라는 서시의 한 부분처럼 항상 하늘을 바라보면서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 늘 자기를 바라보면서 반성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평범할 수도 있지만 결코 쉽지 않는 도덕적인 삶, 이런 삶에 대하여 윤동주는 우리에게 도전을 준다.
비록 그는 일제에 의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지만, 진흙 속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운 윤동주의 모습은 우리의 가슴속에 따뜻하고도 맑은 청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채혜정(봉화여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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